또 다시 상방 압력 커진 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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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3.2원 오른 1471.0원에 개장했다. 이날 새벽 2시 마감가(1472.0원) 기준으로는 1.0원 내렸다. 개장 이후 1470원선을 하회하던 환율은 얼마 안가 상승 폭을 확대했다. 오전 10시 15분께는 1473.9원을 터치했다. 이후 또 다시 반락하며 오전 11시 19분께는 1466.3원까지 내려갔다. 오후에는 다시 반등하며 1470원 초반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발표한 상호관세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중국에 대한 높은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도 보복관세로 맞대응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가시화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 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 “8일까지 중국이 34% 관세를 철회하지 않으면 미국은 중국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그것은 9일부터 발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국 상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이 7일(미국시간) 중국에 대해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사실을 확인했고, 중국은 이를 강력히 반대한다”며 “만약 미국이 관세 조치를 확대한다면 중국은 우리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발표한 국가별 상호관세에서 중국에 34%의 관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중국에 대한 관세는 기존 20%에 더해 총 54%가 된다. 중국은 여기에 대응해 지난 4일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34%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발효 시점은 10일이다..
관세 불확실성에 위험회피 심리가 지속되고 있다. 전날 국내증시는 5% 이상 급락한 것에서 소폭 상승세다. 하지만 국내증시에서 외국인들의 ‘팔자’는 계속되고 있다. 이날 외국인은 국내증시에서 6000억원대를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은 8거래일째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안전자산인 달러화에 대한 선호도는 강해지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이날 새벽 1시 42분 기준 103.08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 102에서 오른 것이다. 주요 아시아 통화 약세는 소폭 누그러졌다. 달러·엔 환율은 147엔대, 달러·위안 환율은 7.34위안대로 내려왔다.
국내은행의 한 딜러는 “코스피에서 외국인들이 나가고 있어서 커스터디(수탁) 비드도 있고, 네고(달러 매도)가 있는데도 결제가 꽤 있다”며 “역외 바이도 있어서 아직까지 환율은 비드가 센 거 같다”고 말했다.
관세 협상 ‘환율 하락’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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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은 관세 소식에 따라 환율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에 협상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현재의 강경한 기조에서 물러난다면 환율도 내려올 가능성이 있다.
국내은행의 한 딜러는 “중국이 미국 관세의 메인 타깃인거 같은데, 여기서 물러날지가 관건”이라며 “아직까지 중국은 추가 지원책도 펼려고 하고 있고, 약해진 위안화도 거의 돌려놨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환율이 1470원대에서 막히고 있지만 환율이 빠지려면 트럼프가 관세 유연성을 발휘해야 해, 1480원대 진입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중 무역분쟁 우려에 최근 환율은 호주 달러와 강한 연동을 나타내고 있다. 2024년 기준 호주는 중국 수출 비중이 34.6%로 가장 크나, 한국의 경우도 19.5%로 중국 수출 비중 매우 높기 때문이다.
위재현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격화될 경우 원화의 추가적인 약세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중국의 입장 표명에 따라 원화도 급등락을 반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