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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떳떳하다면 피할 이유도, 미룰 이유도 없다. 민주주의를 더 이상 후퇴시키지 말아달라”며 “돈을 주거나 받은 게 아니라면서 왜 녹취록에 그런 말들이 들어가 있는 건가. 최근 불거진 돈봉투 사건은 우리 모두의 싸움을 무력하게 만들었고 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우리의 정당성마저 잃게 만들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이라면 적극 해명해야 할 일이고 작은 잘못이라도 있는 것이라면 국민들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갑석 최고위원도 “이번 녹취록을 둘러싼 의혹으로 당의 도덕성과 정체성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 처해있다. 그간의 정당 혁신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직면했다”며 “송 전 대표 본인의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벌어진 일로 당이 치명적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송 전 대표가 있을 곳은 프랑스 파리가 아닌 대한민국”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당 지도부가 이 사건 관련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된 지 일주일 만에 이례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것은 당초 ‘검찰의 정치 탄압’으로 치부했던 사건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과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 윤관석·이성만 민주당 의원 등의 통화 내용이 담긴 녹취 파일이 공개되면서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이 녹취록에는 돈 봉투 전달 과정 등이 연상되는 표현들이 다수 담겼다. 실제 돈봉투를 받은 것으로 언급되는 현직 국회의원이 최소 10명으로, 20여명의 이름이 담긴 출처를 알 수 없는 문건까지 나오며 불특정 다수 의원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원외 지역위원장 등도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파장은 더 클 전망이다.
이 떄문에 여전히 프랑스 파리에 체류하고 있는 송 전 대표에게 당 내부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당내 최대 모임인 더좋은미래는 “귀국을 미루며 외국에서 기자회견을 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당의 전직 대표로서, 또한 책임있는 지도자로서 매우 부적절한 태도이자 처신이다. 조기 귀국해 의혹을 명명백백하게 밝히시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민주당 초선모임도 “공개되는 녹취의 내용이 상당히 충격적이고 구체적이다. 조속히 귀국해 사건의 실체를 밝히라”고 압박했다.
한편 송 전 대표는 이날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현지에서 취재진과 만나 조기 귀국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말하겠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