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리밸런싱 적용일이기 때문에 한국 비중 축소와 인도, 쿠웨이트 등의 비중 증가에 따라 외국인 매도세가 나온 것이긴 하나 MSCI 리밸런싱 영향으로만 보기엔 규모가 너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국인의 무서운 매도세를 받아낸 개인투자자들은 2조2000억원을 사들여 이 역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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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은 이달 5일부터 24일부터 14거래일 연속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수를 기록했고 지난 주에도 2조원 가량의 매수세를 보였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이날 하루 동안에만 2조원 넘게 팔아치운 것이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005930)를 8500억원 가량 내다 팔아 가장 많은 매도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우(005935)를 1500억원, 삼성SDI(006400)를 1100억원, 네이버(035420)를 960억원 가량 팔았다.
일단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이 MSCI 리밸런싱 적용일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이달 11일 MSCI는 EM 지수 내에서 한국의 비중을 12.1%에서 11.8%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그 대신 쿠웨이트를 EM 지수에 신규 편입하고 인도 비중을 늘리기로 했다. 우리나라 종목 중에선 SK바이오팜(326030), 두산중공업(034020), SK케미칼(285130)의 비중이 늘어나고 아모레퍼시픽우(090435),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 BNK금융지주(138930)는 제외된다. 공교롭게도 8월 31일 외국인들이 1조6000억원 가량의 매도세를 기록했던 날 역시 MSCI 리밸런싱이 적용됐던 날이었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쿠웨이트, 인도 등의 비중이 올라가면서 다른 리밸런싱 적용일보다 한국 비중이 줄어들면서 1조~1조5000억원 넘는 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쿠웨이트, 인도 등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EM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대만 증시도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일각에선 MSCI 리밸런싱으로만 보기엔 외국인 매도 규모가 너무 크다고 지적한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론적으로 MSCI 리밸런싱으로 인한 매도 규모는 4000억원 밖에 되지 않는데 6배가 넘는 규모의 매도세가 나왔다”며 “패시브 펀드 뿐 아니라 액티브 펀드 쪽에서도 중국 비중을 늘리는 등의 조치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 리밸런싱 영향도 있지만 글로벌 연기금들 역시 주가가 올랐던 영향에 리밸런싱으로 주식 비중을 줄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날 외국인의 매도세가 MSCI 리밸런싱에 따른 것이라면 아무리 2조원 넘는 매도세가 나왔다고 해도 하루짜리 이벤트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외에 다른 이벤트도 반영된 것이라면 매매 분위기는 달라질 수 있다. 노 연구원은 “이날 2조원 넘는 매수를 전부 리밸런싱으로 해석하면 이것은 하루 이벤트에 불과하지만 그렇게만 볼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미국 선물이 하락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나스닥 선물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선물은 각각 0.3%, 0.7% 가량 하락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의 반도체 제조업체 SMIC와 함께 석유가스 업체 CNOOC를 블랙리스트에 추가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은 원유 감산 규모에 합의하지 못했다.
반면 외국인들이 역대 최대액을 내다 팔아치웠지만 개인투자자들은 2조2200억원 가량을 사들이며 역시 사상 최대액을 순매수했다. 5월 4일 1조7000억원을 순매수한 이후 6개월 만에 최대폭 경신이다. 이날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삼성전자를 7600억원 가량 사들였고 삼성전자우(005935)(1500억원), 삼성SDI(006400)(1000억원), 네이버(035420)(830억원) 등도 사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