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기부 제조데이터센터 구축, "민간 클라우드 공모로 추진"

김호준 기자I 2020.06.15 16:26:32

중기부, 자체 제조데이터센터 구축→민간 플랫폼 활용 추진
내달 공모 절차 돌입 예정

지난 4일 경남도청에서 개최된 ‘NHN-경상남도 데이터센터 구축 투자 협약식’에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중기부)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중소기업 스마트제조혁신 정책 일환으로 추진하던 데이터센터 구축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중기부는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 대신 민간 클라우드 플랫폼을 공모 형태로 선정하고, 이를 스마트공장 데이터 플랫폼으로 활용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민간 클라우드 공모는 내달 진행할 예정이다. 당초 중기부는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보급 사업과 함께 연내 데이터센터 2곳을 구축해 중소기업 맞춤형 데이터 서비스에 활용할 계획이었다.

앞서 중기부는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중소기업의 제조데이터를 수집해 불량 원인 분석, 품질 최적화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이터 인프라 조성에 나섰다. 우선 올해 67억원 예산을 들여 데이터센터 2개소를 구축하고, 별도 플랫폼을 마련해 데이터 수집과 분석, 활용에 이르는 서비스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었다.

데이터센터·플랫폼 구축이 중요한 이유는 영세 중소제조업체들이 스마트공장을 도입하며 생산하는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해서다. 대부분 국내 대·중견기업은 자체 데이터센터를 두거나 아마존의 AWS, 네이버의 NBP 같은 클라우드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비용 문제로 자체 전산실 구축이나 민간 클라우드 플랫폼 활용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중기부가 이번에 별도의 데이터센터 구축을 취소한 이유는 민간 클라우드 플랫폼 활용이 전 세계적인 추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조데이터 분야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독일의 경우, 이미 클라우드 기반 연합 데이터 인프라 ‘가이아-엑스’(GAIA-X) 프로젝트에 돌입해 연말 최초 버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정부가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경우 유지·보수에 들어가는 예산과 정책 지속성 등도 부담 요인이다. 이에 비해 이미 다수 기업들이 활용하고 있는 민간 클라우드 플랫폼을 사용할 경우 새 데이터센터 구축보다 훨씬 빠른 시간 내에 제조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기부는 올해 중소기업이 제조 현장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 및 시스템을 개발하고, 스마트공장 표준 및 데이터 공유 가이드 라인에 관한 국제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미 독일 연방경제부(BMWi) 산하기관 LNI 4.0과 클라우드 제조데이터 표준 기반 스마트공장 도입을 위한 실증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 가칭 ‘중소 제조업 혁신에 관한 법률’을 통해 스마트제조혁신 정책의 제도적 기반도 강화할 계획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당초 예산을 들여 자체 데이터센터 2개소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했지만, 센터 구축 이후 들어가는 예산이나 정책 지속성 등을 고려해 민간 클라우드 플랫폼을 활용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미 제조데이터 인프라 구축에서 전 세계적인 추세는 클라우드 플랫폼이다. 국제 표준에 맞는 스마트제조 인프라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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