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은 친환경차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자 2017년 출시한 9세대 말리부에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추가한 바 있다. 문제는 환경부 저공해차 인증을 통과하지 못해 하이브리드 혜택을 받지 못했다. 이로인해 말리부 하이브리드는 적극적인 마케팅을 해보지도 못한 불운한 모델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사정이 다르다. 부분변경 말리부에 장착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2종 저공해차 인증을 받았다.
말리부 하이브리드는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 회생제동 브레이크 시스템, 엔진 배기가스열 회수 시스템(EGHR), 어드밴스 스탑&스타트 시스템 등을 갖췄다. 또 슈퍼비전 8인치 컬러 클러스터, 캡리스 퓨얼 시스템, 하이브리드 전용 창(클러스터 & 인포테인먼트), 8인치 고해상도 컬러 터치 스크린, 보스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전방주차 보조시스템, 열선 스티어링 휠,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 등의 안전 및 편의사양을 탑재했다.
이처럼 매력적인 말리부 하이브리드 모델이 소리소문 없이 출시된 것에 대해 여러가지 추측이 난무한다. 이에 대해 한국GM 관계자는 “말리부는 2.0L 가솔린 터보와 1.35L 가솔린 터보가 주력 모델”이라며 “하이브리드는 1.6L 디젤과 함께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가지치기 모델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다른 분석이 나온다. '수도권대기환경개선특별법’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대기환경개선특별법은 최근 3개년간 자동차 판매수량이 3000대 이상인 업체를 대상으로 한다. 2018년 기준 최근 3년 평균 판매량의 10% 이상을 저공해 차량으로 판매해야 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지엠의 2015년~2017년 총 판매량은 47만1056대다. 여기에 최근 3년간 2015년 15만8404대, 2016년 18만275대, 2017년 13만2377대 평균 판매량은 15만7018대다. 이에따라 지난해에는 이 중 10%인 1만5701대를 저공해 차량으로 판매해야 했다.
한국GM이 올해 국내에서 판매 중인 저공해 차량은 말리부 1.35 터보(제3종 저공해), 말리부 하이브리드(제2종 저공해), 볼트 EV(제1종 저공해) 등 3개 차종이다. 쉐보레의 최근 3개년간 국내에서 판매한 차량은 총40만5969대(2016년 18만275대, 2017년 13만2377대, 2018년 9만3317대)로 연 평균 13만5323대를 판매했다. 이 중 10%에 해당하는 1만3532대를 저공해 차로 팔아야 한다. 최근 한국지엠의 판매량이 감소하는 추세라 올해 기준 판매량을 채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높은 가격도 적극적인 홍보를 못하는 이유다. 말리부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3652만~3817만원이다. 사실상 현대 그랜저 하이브리드(3576만~3993만원) 혹은 기아 K7 하이브리드(3532만~3952만원)와 같은 준대형 세단과 맞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