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軍당국, 평창올림픽 이후로 훈련 연기 검토…규모 축소

김관용 기자I 2017.12.20 16:31:24

한미연합사 "연합훈련, 동맹 결정 따르겠다"
文대통령의 한미군사훈련 일정 연기 수용 시사
키리졸브·독수리연습, 첫 4월 시작 가능성
양대 훈련, 2년 주기로 병력 조정
평창올림픽과 맞물려 내년 훈련 규모 축소될 듯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한미 군사훈련 연기 제안에 대해 한미연합군사령부는 20일 “미국은 동맹의 결정을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군 당국이 대규모 연합훈련인 키리졸브(KR)와 독수리연습(FE)을 평창동계올림픽 이후로 연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의미다. 훈련 연기가 현실화 할 경우 미군의 타 지역 훈련 일정 등을 감안하면 내년 키리졸브·독수리연습은 상당 수준 축소돼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연합사는 이날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보낸 공식입장을 통해 “우리는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원하며 이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우리의 동맹국들에게 약속했다”면서 “우리는 한국의 동맹국으로서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 동맹의 결정을 따를 것을 확인하며, 이러한 결정을 적절한 시기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미연합사 관계자는 “한미 군 당국은 그동안 키리졸브 및 독수리 훈련을 협의해서 결정해 왔다”면서 “일정을 포함해 훈련 규모 등을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미 연합훈련인 키리졸브는 한반도 유사시를 가정한 미국 증원 전력 전개 훈련이다. 해외에서 증원되는 미군 병력과 장비를 최전방지역까지 신속히 파견·배치하는 절차를 숙달하는 것이 목표다. 연합합동지휘소 연습(CPX)을 통해 시나리오별로 마련된 증원 전력 전개와 격퇴 과정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점검한다. 독수리연습은 우리 군과 주한미군, 국외 미군 병력이 실제 투입되는 합동 야외 기동 훈련이다. 키리졸브와 병행해 진행되며 8주간 20여 개의 야외기동훈련을 실시한다.

한미 독수리연습(FE)에 참가하기 위해 올해 3월 부산항에 입항한 핵추진항공모함 칼빈슨함 모습. 칼빈슨함은 5000여명의 병력과 F/A-18 슈퍼호넷, S-3A 대잠수함기, SH-3H 대잠수함작전헬기, E-2 공중조기경보기 등 70대 이상의 항공기를 탑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키리졸브와 독수리연습은 보통 2월 말~3월 초 시작된다. 하지만 내년 3월 18일까지 이어지는 2018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일정 때문에 훈련 연기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한미 군 당국은 이미 4월 18일부터 5월 3일까지로 훈련 기간을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부터 키리졸브라는 이름으로 명칭을 바꾼 이후 지난 10년간 훈련을 4월에 시작한 적은 없다.

특히 키리졸브와 독수리연습 일정 연기가 현실화 될 경우 내년 한미연합훈련 규모는 축소될 수밖에 없다. 키리졸브 및 독수리연습은 2년 주기로 투입 병력을 조정한다. 올해는 병력 규모가 줄어드는 해였다. 그러나 올해 2월 당시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북한의 핵실험과 잇딴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올해 훈련을 강화해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올해 훈련은 역대 최대 규모였던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진행됐다. 내년 훈련은 투입 병력이 감소하는 해로, 평창동계올림픽 여파로 훈련 일정까지 연기될 경우 미군 사정 등을 감안하면 훈련 규모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김학용 의원은 지난 14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한미 간 훈련 일정 협의 과정에서 미국이 ‘다른 태평양 국가들과 훈련 일정이 빡빡하게 차 있어, 하나를 조정하면 나머지 일정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아 조정이 쉽지 않다’고 난색을 표명했다”고 밝힌바 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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