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금융협회와 저축은행중앙회가 먼저 시험대에 올랐다. 이기연 여신금융협회 부회장이 지난 21일 임기 3년의 부회장직에서 퇴임했다. 정이영 저축은행중앙회 전무도 3년 임기를 마치고 지난 24일 중앙회를 떠났다.
이들은 모두 금감원 출신이다. 이 전 부회장은 금감원 부원장보를, 정 전 전무도 금감원 국장(조사연구실장)을 역임했다. 이들은 거의 마지막으로 관피아(관료+마피아), 금피아(금감원+마피아)출신의 금융협회 고위직에 승선했다.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가 터지면서 관피아 금피아에 대한 반발 여론이 커진 결과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다시 협회 2인자 자리에 관료 및 금감원 출신들이 내려오기 시작했다. 은행연합회(홍재문 전 금융위 국장), 생명보험협회(송재근 전 금융위 감사담당관), 손해보험협회(서경환 전 금감원 국장), 금융투자협회(한창수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김준호 전 미래창조과학부 우정사업본부장)등 6대 금융협회에 모두 관료나 금감원 출신이 자리를 꿰찼다.
두 협회는 아직 후임 인사 선임과 관련한 절차는 진행중인 게 없다고 밝혔다. 내달 9일 대선일을 앞두고 인사 단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정치일정과) 상관없이 조만간 공식적인 논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다만 5월 초 연휴는 변수”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대통령이 퇴출되고 미래권력 선출이 임박한 상황에서 ‘낙하산’은 당분간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관료나 금감원 출신들의 이동과 관련한 흐름은 없는 것 같다”며 “다들 관망하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관료나 금감원 출신에 대한 협회의 수요는 여전하다는 시각이 많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관료나 금감원 출신이 당국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실제 도움이 된다”며 “업권 이익을 대변해야 할 협회에 힘 있는 곳 출신에 대한 수요가 없어진 건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