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남북이 다음달 11일 개성에서 차관급 회담을 열기로 합의한 가운데 정부는 필요에 따라 고위급 회담도 열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당국회담의 급(級)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입장 표명인 셈이다.
정부 당국자는 27일 기자들과 만나 “고위당국자 접촉 이 틀이 한번 하고 끝난게 아니라 중요한 사안이 있어서 위에 결심을 받아 타결해야 할 사안이 있다면 언제든지 가동 될수 있다는 데 남북간 공통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고위 당국자 접촉은 8·25 합의를 이끌어낸 고위급 접촉을 말하는 것으로 당시 우리측에서는 국가안보실장과 통일부 장관이, 북측에서는 군총정치국장과 통일전선부장이 나와 2+2 회담을 했다.
이 당국자는 차관급 회담으로는 남북간 현안에 대한 타결이 어렵지 않겠냐는 지적에 대해 “(차관급) 당국회담이 난항을 겪게 되면 (급을) 올려서 이야기할 수도 있다”며 “그건 북측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상급 회담의 형식이 지난번과 같은 2+2 회담의 틀이 될지는 사안의 성격을 고려하고 북측과 협의 등을 통해 정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추가 회담의 형식이) 꼭 집어 ‘2+2’ 라는 것은 아니다”라며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김양건 북한 노동당 비서(통일전선부장)간 장관급 회담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는 2차, 3차 당국회담 등 후속회담의 수석대표도 차관급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고위 당국자 접촉 합의 내용 이행을 위한 제반문제들을 협의해 나갈 것이다. 구체적인 성과가 났으면 좋겠다는 게 양측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당국 회담이 늦어진 만큼 연말 실속있게 회담을 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 회담으로 갔으면 좋겠다 게 남과 북의 공통된 생각이었다”며 “대표단의 구성도 실용적인 차원에서 협의를 할 수 있도록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탄력적으로 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현재로서는 1차 당국회담의 양측 대표단 규모는 각각 3∼5명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준희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실무접촉에서 합의한 ‘양측에 편리한 인원’에 대해 “3~5명 사이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과거 사례를 보면 보통 총리회담은 7명, 장관급은 5명 차관급은 3명 정도가 대표단으로 참여했다는 설명이다.
의제의 경우 1차 당국회담에서는 우리측은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북측은 금강산 재개를 비롯한 민간교류협력 활성화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북측은 전날 실무접촉에서 금강산 체육교류를 비롯한 남북간 사회·민간교류 활성화 방안에에 높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식량·비료 등 인도적 지원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