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업 자율성을 강조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내놓으며 상승세를 탔던 코스피가 2640선에 주저앉았다. 법인세 또는 상속세 감면 등의 인센티브를 기대했던 시장이 실망해 매물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2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0.62포인트(0.77%) 내린 2647.08에 거래를 마쳤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로 그동안 상승했던 지주사, 금융주, 자동차주가 크게 내리며 시장의 ‘민심’을 그대로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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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이 같은 프로그램으로는 증시 저평가 해소가 어렵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CIO)는 “한 달을 변죽을 울려 설익은 정책이 나왔다”면서 “자율을 강조할 것이면 구체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했어야 했고, 상장사 체질을 바꾸려는 의도가 있었다면 강제성이라도 내세워야 하지만 이도 저도 아니었다”라고 꼬집었다.
금융투자업계는 정부가 세제지원 카드를 꺼낸 만큼 이를 구체화해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장사가 자율적으로 움직이기 위해 명확한 인센티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법인세 감면이든 상속세 혹은 증여세 인하든 실질적이고 명확한 세제 관련 인센티브가 있어야 상장사와 최대주주가 3월 주주총회에서 논의를 할 수 있다”며 “전반적으로 속도가 지연될 것으로 보여 아쉽다”고 말했다.
상장사의 가치를 높이는 방안은 추가하는 등 지속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이경수 하나증권 수석연구원은 “실적이 우하향해도 자사주를 매입하고 소각하면 표창을 줄 것인가”라며 “가장 중요한 향후 추가이익과 현금 창출을 위한 노력 등을 독려하는 내용은 부재하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