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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자동차 3천억 특별보증…"쌍용차 지원 말할 수 없다"(종합)

이승현 기자I 2020.06.15 16:26:03

3000억 특별보증·은행권 만기대출 등 금융지원
기간기금에 '자동차' 포함 예정
쌍용차, 신청나설 듯…대주주 철수의사 지원명분 약해
은성수 위원장 "지원여부 말하기 어렵다"

[이데일리 김인경 이승현 기자] 정부가 ‘코로나19’로 위기에 빠진 자동차산업을 지원한다. 3000억원 규모의 특별보증을 제공하고 대출 만기도 연장해주기로 했다. 또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에도 자동차 업종을 추가할 예정이다.

관심은 쌍용차다. 쌍용차는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을 신청할 예정이다. 하지만 쌍용차의 최대주주가 경영권 포기를 사실상 공식화한 만큼, 정부의 쌍용차 지원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특별보증에 대출만기..기안기금 대상에도 ‘자동차’ 추가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5일 경기도 판교 코리아에프티 판교연구소에서 ‘상생을 통한 자동차산업 살리기 현장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현대차와 한국GM 등 완성차 업체는 물론 1·2차 부품업체 4곳, 자동차산업협력업체, 자동차산업협동조합이 참석했다. 또 정책금융기관과 시중은행, 지방은행 등도 동석했다.

정부는 자동차 업계 전반이 위기상황인 만큼 3000억원에 이르는 특별보증을 마련키로 했다. 이 자금을 바탕으로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협력업체를 집중 지원하고 신용보증기금도 특별보증을 통해 자금 조달을 돕겠다는 계획이다.

은행권도 자동차 부품업체 등 1차 중견 협력업체들의 유동성 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지원 사격에 나선다. 그동안은 정책금융기관만 1차 중견기업의 대출 만기연장을 시행했다. 여기에 더해 시중은행 5곳(신한·하나·국민·우리·NH농협)도 만기연장을 해주기로 했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은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와 협의해 중·저신용등급 부품 협력업체를 위한 우대금리 대출 프로그램을 마련키로 했다. 특히 산은은 자체 자금을 활용해 협력업체를 중점 지원할 계획이다.

또 기안기금 1조원을 활용한 ‘(자동차)협력업체 지원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현재 산업은행법 시행령은 지원업종을 항공과 해운으로만 규정하기 때문에 정부가 기안기금을 통해 자동차산업을 지원하려면 별도의 절차가 필요하다. 금융위는 소관부처(산자부) 의견을 수렴한 뒤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거쳐 자동차산업을 지원업종으로 지정해야 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자동차산업을 추가하는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지원업종에 자동차가 포함되는 대로 기안기금 신청에 나설 전망이다. 쌍용차는 2000억원의 자금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기안기금은 이르면 이번주 공고를 내고 정식으로 지원신청을 받기 시작할 예정이다. 기안기금 운용심의회는 지난 11일 기금 운용규정과 채권발행 사안 등을 논의했고 오는 18일 기금 지원일정 등을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기안기금 운용심의회는 이달 안으로 실제 기업지원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사진=연합뉴스)
“쌍용차 지원, 한단 안한다 말할 상황 아니다”

다만 쌍용차가 실제 지원을 받을 지는 매우 불투명하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상생을 통한 자동차산업 살리기 현장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쌍용차 지원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 어차피 기안기금의 지원 여부는 심의위원회를 통해 하는 것이라 여기서 ‘된다’, ‘안 된다’ 라고 말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쌍용차의 대주주인 마힌드라는 쌍용차를 포기하려는 분위기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12일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인도에서 기자들과 만나 “쌍용차는 새로운 투자자가 필요하다”며 “투자를 확보할 수 있을지 회사와 함께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새 투자자가 나오면 마힌드라가 대주주로 남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

마힌드라는 지난 4월 쌍용차 정상화를 위한 230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철회하고 400억원의 긴급 운영자금만 지원했다. 이런 조치에 이어 나온 고엔카 사장의 발언은 철수계획을 공식화한 것이다.

채권단 내부에선 쌍용차에 기안기금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쌍용차는 올 1분기 1935억원 순손실을 비롯해 13분기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한 만큼 코로나19로 일시적 어려움을 겪는 기업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대주주마저 철수의사를 나타내면서 지원명분이 더욱 약해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채권단 입장을 많이 반영하려고 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다만, 쌍용차가 갖는 정치적 상징성과 지역경제 파급력 등을 감안하면 정부로선 고민이 깊다. 쌍용차는 추가지원이 없으면 부도를 맞을 수 있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지난 9일 “쌍용차를 재무적 관점에서 볼 건지 다른 파급효과까지 같이 볼 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한 건 이런 이유에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5일 경기도 판교 코리아에프티판교 연구소에서 열린 ‘상생을 통한 자동차산업 살리기 현장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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