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퍼스트 룩 뉴욕'' 행사..75인치 이상 초대형 QLED TV 대거 공개
"TV는 꺼져도 사람이 원하는 걸.." ''인텔리전트 디스플레이'' 개념 탑재
"한 사장은 TV 개발에 평생 바친 ''코뿔소''..어떤 난관도 극복하더라"
| 삼성전자가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위치한 옛 증권거래소 건물에서 글로벌 미디어, 주요 거래선 등 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8년형 QLED TV 신제품을 공개하는 ‘더 퍼스트룩 2018 뉴’(The First Look 2018 New York)’ 행사를 개최했다. 삼성전자 한종희 사장이 2018년형 QLED TV와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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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7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더 퍼스트 룩 2018 뉴욕’ 행사가 열린 맨해튼 옛 증권거래소 건물. ‘노리스터’(nor‘easter)로 불리는 겨울폭풍 속에서도, 800여명의 청중이 하나둘씩 행사장을 메우기 시작했다. 오전 11시 정각이 되자 검은 뿔테에 푸른 세미정장 차림의 중년남성이 화려한 조명 아래 단상에 섰다. 유창한 영어 발음은 아니었지만, 그는 QLED TV 신제품 소개를 헤드셋 마이크를 통해 또박또박 거침없이 이어갔다. 지난해 11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에 오른 한종희
(사진) 사장 이야기다.
한 사장의 삼성전자 TV팀이 정조준한 건 ‘77인치 이상 초대형 TV’. 사실 1위는 굳건했지만, 삼성의 작년 TV 판매량은 줄었다. 올레드TV의 상승세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올레드TV는 백라이트 없이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를 쓰다 보니 두께가 얇다는 장점에 가격 인하까지 맞물리면서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럼에도, 한 사장은 “번인(화면을 꺼도 이미지가 사라지지 않는 현상)과 같은 기술적인 문제가 많다”며 올레드TV 시장 진출설을 일축했다. ‘초대형’ 사이즈의 QLED TV를 통해 화면이 커질수록 가격이 급상승하는 올레드TV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이날 한 사장이 초대형 프리미엄 라인업을 대폭 강화해 75인치를 비롯해 82ㆍ88인치 제품까지 내놓은 배경이기도 하다.
그의 ‘초대형TV’ 의지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엔클레이브컨벤션센터에 열린 ‘삼성 퍼스트 룩 2018’ 행사 당시 공개된 146인치 초대형TV ‘더월(The Wall)’에 대해 물을 때 더 확고히 드러났다. “뉴욕타임스 광고판이 더월 제품으로 바뀌길 기대한다”고 답할 정도였다. 그러면서 “의외로 반응이 크다. 기업 간 거래(B2B)뿐 아니라 개인소비자들도 반응이 온다. 4월 이후 선주문을 시작할 예정인데도 가격 관계없이 미리 사겠다고들 한다”며 더월 자랑을 이어갔다.
| 삼성전자가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위치한 옛 증권거래소 건물에서 글로벌 미디어, 주요 거래선 등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8년형 QLED TV 신제품을 공개하는 ‘더 퍼스트룩 2018 뉴’(The First Look 2018 New York)’ 행사를 개최했다. 글로벌 미디어 업계 관계자가 2018년형 QLED TV를 감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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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장은 이날 선보인 QLED TV를 한 마디로 “인텔리전트 디스플레이(Intelligent Display)”라고 표현했다. “TV는 꺼져 있는 시간에도 지능을 갖고 사람들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공개된 QLED TV는 날씨와 뉴스 등 생활정보를 제공하는 ‘앰비언트 모드’, 전원과 케이블선 등을 하나로 묶은 ‘원 인비저블 커넥션’, 그리고 갤럭시폰에 장착된 인공지능 ‘빅스비’ 기능을 장착했다. 이를 위해 미국 유력 신문사인 뉴욕타임스(NYT)와도 제휴를 맺었다. 행사에 참석한 마크 톰슨 최고경영자(CEO)는 “TV는 최근 우리가 주목하고 있는 매우 훌륭한 뉴스전달 매체”라고 했다.
‘더 퍼스트 룩 2018 뉴욕’ 행사의 연사로 나선 한 사장은 전형적인 토종 한국인이다. 그는 기자와 만나 “워낙 시력도 좋은 데 뿔테안경을 쓰느라 혼났다. 세미 정장도 얼마나 불편하던지..”라고 털어놨다. 한 사장은 ‘삼성 포럼’ 참석차 현지에서 곧바로 중남미로 향한다.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삼성 포럼은 전 세계 3000여명의 거래선이 참가한 가운데 지난 5일 유럽을 시작으로 동남아·서남아·CIS·중동·중남미·중국 등에서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가 “한국에서 ‘김치’를 싸올걸 후회한다”고 말한 이유다. 삼성전자 사람들은 한 사장을 ‘코뿔소 사장’이라고 부른다. 한 관계자는 “한 사장은 매사 코뿔소처럼 성실하게 일한다. 결국 어떤 난관도 극복해 내곤 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차별화된 제품 개발을 통해 삼성전자가 11년 연속 글로벌 TV시장 1위의 위상을 지키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한마디로 말하면 ‘TV 개발에 평생을 바친 테크노 CEO”라고 했다.
◇약력 △56세(1962년생) △천안고 △인하대 전자공학 학사 △1988년 삼성전자 영상사업부 개발팀 입사 △1998년 삼성전자 영상사업부 제품개발그룹 △2000년 삼성전자 영상사업부 디지털그룹 △2001년 삼성전자 VD사업부 직시형 TV랩장 △2003년 삼성전자 VD사업부 LCD TV랩장 △2006년 삼성전자 VD사업부 개발3랩장 △2007년 삼성전자 VD사업부 개발2그룹장 △2011년 삼성전자 VD사업부 상품개발팀장 △2013년 삼성전자 VD사업부 개발팀장
| 삼성전자가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위치한 옛 증권거래소 건물에서 글로벌 미디어, 주요 거래선 등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8년형 QLED TV 신제품을 공개하는 ‘더 퍼스트룩 2018 뉴’(The First Look 2018 New York)’ 행사를 개최했다. 삼성전자 한종희 사장과 뉴욕타임즈 CEO 마크 톰슨(Mark Thompson)이 양사 간 협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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