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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안 나와도 왠지 께름칙"…'코로나 낙인효과'에 우는 상인들

이용성 기자I 2020.06.30 16:36:01

서울 이태원 등 소독·거리두기 잘되고 있지만
'낙인 효과' 때문에 손님 발길 뚝 끊겨
"한 번 휩쓸고 간 자리 매출 회복 쉽지 않아"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서울 이태원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끌벅적했던 지역에서 한 달 이상 추가 확진자가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코로나19 낙인 효과’로 상인들이 시름을 앓고 있다. 방역과 소독이 철저히 되고 있음에도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낙인 효과가 공포심을 유발하면서 손님들의 발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오후 이태원 한 상점의 문이 굳게 닫혀있다. 이 상점 앞에는 ‘매일 자체 방역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는 문구가 붙어있다.(사진=이용성 기자)
30일 이데일리가 찾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 상권은 5월 초 ‘클럽 발 무더기 확진 사태’ 후 확진자가 나오고 있지 않지만 아직 코로나 여파에 허덕이고 있었다. 상인들은 매장에 ‘클린 이태원’ 스티커를 붙이며 방역과 소독이 잘 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긴 지 오래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는 “클럽 집단 감염 사태 후 상권이 전혀 회복되지 않는다”고 울상을 지었다. A씨는 “원래 일주일 근무자가 총 5명이었는데 3명으로 줄였다”면서 “24시간 운영했지만 지금은 밤 10시면 문을 닫는다”고 덧붙였다.

서울 성동구의 한 주상복합 지하상가 음식점은 점심시간인데도 사람들이 없어 한적했다. 이 주상복합은 지난 3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입주민 부부와 관리사무소 직원 4명이 머문 곳이다. 이곳을 방문한 조모(57)씨는 “아무리 방역과 소독이 잘 돼 있다 하더라도 께름칙하다”면서 “웬만해서는 피하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30일 오후 코로나 여파를 맞은 이태원의 한 편의점이 ‘24시간 임시 미운영 안내’ 문구를 내걸고 있다.(사진=이용성 기자)
서울 송파구에 있는 유명 놀이동산 역시 ‘코로나19 낙인 효과’로 이용객이 현저하게 줄었다. 이곳에 다녀간 코로나19 확진 의심 환자가 음성 판정이 나왔음에도 아직 불안하다는 것이 사람들 대다수의 반응이었다. 평소 놀이동산을 자주 이용하는 김모(26)씨는 “왠지 꺼려져서 방문을 자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놀이동산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후 입장객이 줄고 있었지만 ‘가짜 양성 확진자’가 다녀간 후 입장객이 전보다 훨씬 더 줄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낙인 효과를 없애려고 노력할 수록 오히려 더 낙인이 찍힐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지역이 한동안 어려움을 계속 겪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한 번 낙인이 찍히고 나면 낙인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기 굉장히 어렵다. 낙인 효과를 풀려고 노력하는 것이 사람들에게 더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며 “시간이 지나거나 낙인 효과를 지울 수 있는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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