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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제조사 크록스, 냉각기업체 예티홀딩스, 카메라회사 고프로 등 미국 제조업체들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25% 관세를 피하기 위해 이미 생산 라인을 중국에서 다른 국가로 옮기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크록스는 내년에 중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들여오는 신발 제품 비중을 6월 기준 30%에서 10% 이하로 줄일 계획이다. 디젤엔진 제조사 커민스는 중국에 있는 생산공장의 일부를 영국 등 다른 국가로 옮겼고, 전자제품 제조사 애플도 일부 라인의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
미국 기업들이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중국을 떠나고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와 달리 해외로 나갔던 기업이 본국으로 귀환하는 ‘리쇼어링’ 현상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연방준비제도(Fed)의 통계를 보면 미국내 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12월 이후 올해 5월까지 오히려 1.5% 감소했다. 미국 공급자관리협회(ISM)가 발표한 6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7로 2016년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대부분 미국 기업은 중국을 떠나 베트남, 인도, 대만, 말레이시아 등 생산비가 저렴한 국가로 이동하는 추세다.
가구회사 러브색의 션 넬슨 최고경영자(CEO)는 “베트남으로 생산량을 공격적으로 옮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올해 초 중국 생산 비중을 75%에 60%로 줄였으며 내년 말까지 중국 내 생산을 아예 중단할 계획이다. 아이로봇(iRobot)은 룸바 진공청소기를 올해부터 말레이시아에서 생산하기 시작할 예정이다.
미국 상무부 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미국의 대(對)중국 상품수입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 줄었다. 이는 10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반면 A.T 커니는 올해 미국의 대베트남 수입액이 648억달러로 작년보다 3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장 큰 이유는 비용이다. 대안을 찾지 못한 미국 기업들은 출혈을 감수하면서도 중국 내 생산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아기용 담요를 생산하는 크라운 크레프츠는 수십여개국의 제조 원가를 분석한 후 결국 중국에서 생산을 지속하기로 했다.
최근 100여개 기업들이 중국 외 지역에서 공급업체를 찾을 수 없다며 미국 상무부에 25% 관세를 철회해줄 것을 요청했다. 대표적으로 줌텔레포닉스는 1분기에만 110만달러의 손실을 입었는데, 중국에서 수입하는 케이블TV 모뎀에 대한 관세가 실적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카약 제조사 씨이글 보츠의 공동 오너인 존 호지는 “중국에 공급체인을 구축하는데 20여년이 걸렸다”면서 “만약 공장을 미국에 두면 엄청난 비용이 들 것”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미국의 25% 관세 부과로 자사가 연간 50만달러의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