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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요구 일리 있지만 학생 볼모로 한 파업 부당”
오 총장은 12일 오전 11시 서울 관악구 서울대 관악캠퍼스 행정관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노조의 요구가 일리 있다고 생각해 이를 상당 부분 수용해 처우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에 따라 전날 큰 틀에서의 합의를 봤으며 제 능력 안에서 해결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을 볼모로 하는 파업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파업 시에도 학교 운영에 큰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학생들에게 필수적인 장소에 대해 자제하고 대체인력 투입 때 이를 막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서울대와 노조 측은 현재 노조 처우 개선 등의 요구안에 대해 잠정합의한 상황이다.
오 총장은 또 지난 2016~17년 서울대 시흥캠퍼스 사업에 반대하며 본관 점거 농성 등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중징계를 받고 학교 측과 징계무효소송을 이어가는 학생들의 항소 취하 요구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 총장은 “기본적으로 신뢰를 기본으로 풀어나가겠다는 생각”이라며 “재판 결과는 받아들이지만 학생들의 점거 행위 등은 잘못 한 것 아니냐는 교수들도 있어 학내 의견을 수렴하는 데 시간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학생들은 오 총장의 취임식 직전 기자회견을 열고 “1심 판결이 나오면 오 총장이 혹시 학교에 불리하게 판결이 나오더라도 항소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항소 취하와 재징계가 없을 것을 확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해 11월 법원은 “학생들에 대한 징계 처분 요건을 갖추지 못했는데도 서면 심사만으로 결정된 중대한 하자가 있다”며 “서울대 시흥캠퍼스 유치 반대 투쟁에 참여한 학생 12명에 대한 서울대의 징계처분이 무효하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서울대는 이 같은 법원의 징계처분 무효 판결에 대해 항소했다.
◇서울대 인재상 정립위해 위원회 구성 고려
이밖에 오 총장은 취임사에서 지성의 전당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며 강조했던 교육과 연구라는 두 축을 또다시 언급했다.
오 총장은 서울대의 인재상 정립을 위해 “정부에서 교육위원회를 만드는 것과 비슷한 개념으로 총장 임기와 관계없이 6년 정도 임기로 입학정책 등을 구상하는 위원회를 만드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총장은 또 드라마 SKY캐슬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도 “국민이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해서 상당한 불신이 있기 때문에 투명성을 높일 것”이라며 “다만 학생의 잠재성을 보겠다고 뽑는 것인데 너무 예측이 가능하면 정형화된 사람을 뽑을 수밖에 없다는 어려움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 총장은 연구 분야와 관련해서도 “우리는 하버드가 무엇을 하는지 알고 있다. 하지만 하버드나 매사추세츠공과대(MIT)가 서울대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고 있지 않다”며 “다른 나라에서도 서울대에서 하는 연구를 관심 있게 보는 그런 분야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시각이 너무 국내에 한정돼있다”며 “세계를 선도하는 분야를 키워가는 데 있어서 각 학문 단위를 대상으로 공모해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총장은 지난 1일부터 제27대 서울대 총장 직무를 시작했다. 오 총장은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최초의 서울대 총장이다. 스탠포드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지난 1984년 서울대 물리학과 조교수로 임용된 후 2016년까지 32년간 모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학장과 기초과학연구원 원장, 전국자연과학대학장협의회 회장 등을 지내기도 했다. 2016년에는 국민의당 소속 비례대표로 제 20대 국회의원이 됐고 지난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으로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으로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