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코핀 은행은 이달 12일 자본금 증자를 위해 신주인수권을 기존 주주 대상으로 교부 후 2주간 권리행사기간을 거치게 되며 국민은행은 오는 26일 최종 지분율 확정시 최대 22%의 지분 취득 여부가 결정돼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부코핀 은행은 인도네시아 내 자산 기준 14위의 중형은행(BUKU 3)으로 전국적으로 총 322개의 지점망을 보유하고 있다. 개인고객 및 중소·중견기업(SME, Small & Medium Enterprise) 고객 위주의 리테일 사업을 영위하며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번 부코핀 은행과의 신주인수절차가 계획대로 이행될 경우 국민은행은 지난 2008년 9월말 당시 인도네시아 6위권 은행인 ‘BII’(Bank Internationl Indonesia, 현 메이뱅크 인도네시아) 지분 매각 이후 10년 만에 인도네시아 시장에 재진출하게 된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2008년 카자흐스탄 5위권 센터크레디트은행(BCC) 지분 41.9%를 9541억원에 사들인 이후 인도네시아 투자가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이 일자 BII은행 지분 13.89%를 4억4300만 싱가포르달러(SGD), 우리 돈 3670억원 상당에 매각한 바 있다. 국민은행은 BCC의 장부가를 지난 2016년 말 1000원으로 기재해 대부분의 투자액을 손실 처리했다.
2대 국민은행장인 강정원 전 행장 때 이뤄진 BCC 투자 손실은 황영기 초대 KB금융지주 회장 중도 사퇴 후 회장직무대행으로 10개월간 KB금융을 이끌며 지주 회장 자리까지 도전하려던 강 전 행장의 발목을 잡았다. 강 전 행장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가 확실시되자 직무대행을 포기하고 곧이어 은행장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BCC 투자 손실은 KB금융 2대 회장인 어윤대 전 회장부터 3대 임영록 전 회장까지 해외진출을 극히 꺼리는 트라우마로 작용했다”며 “10년 만에 인도네시아 금융시장 재진출을 선언한 KB금융이 그간의 트라우마를 털어내고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할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