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오는 29일 만기 예정인 35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 중 1500억원을 신규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차환할 예정이다. CJ대한통운 이사회의사록 기준 신규 신종자본증권의 이율은 ‘민평금리 3년+1.50% 수준(5.3%~5.5%)’이다. 해당 채권의 만기는 30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금리가 높아지는 ‘스텝업’ 조건에 따른 조기상환권(콜옵션) 행사 시점은 2027년 3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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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은 신규 발행을 통해 차환하고 남은 2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에 대해서도 콜옵션을 행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만기일이 얼마 남지 않아 공모채 발행이 여의치 않다는 점과 CJ대한통운이 사모채 발행을 선호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조달 방식으로 CP와 은행 한도대출 등 단기차입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현금으로 상환하는 방법도 있지만 현재 CJ대한통운의 현금성자산 규모를 고려했을 때 가능성은 희박하다. CJ대한통운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는 4308억원으로 전년 말 9248억원 대비 53.4% 급감했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의 경우 높은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사모채보다는 공모채를 좀 더 선호해왔다”며 “다만 신종자본증권의 만기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공모채를 선택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CJ대한통운이 단기차입 여력 확대에 힘써왔다는 점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앞서 CJ대한통운은 지난해 12월 단기차입금 총액 한도를 9500억원에서 1조6500억원으로 7000억원 증액했다. 여기에 단기차입금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부채 규모를 줄여왔기 때문에 신규 차입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CJ대한통운의 전체 차입금에서 단기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31.5%로 전년 말 54.7% 대비 23.2%포인트(p) 하락했다. 통상 자본시장에서 적정 단기차입금 비중을 50%로 판단한다는 점에서 CJ대한통운의 단기차입여력은 충분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신용평가사들 역시 CJ대한통운의 차입금 만기구조가 충분히 분산됐다고 보고 있다.
전체 차입금 규모만 보더라도 지난해 말 기준 1조8486억원으로 전년 2조3379억원 대비 4893억원 감소했다. CJ대한통운이 2021년을 제외하고는 최근 5년 간 2조원대의 차입금 규모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여유가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른 부채비율 역시 131.4%로 같은 기간 140.3% 대비 8.9%p 하락했다.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판단할 때 부채비율은 200%를 기준으로 삼는다.
이와 관련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나머지 3000억원에 대해서도 콜옵션을 행사할 예정”이라며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핀 후 가장 유리한 자금 조달 방법을 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