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 국립보건통계센터(NCHS)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인구에서 흑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12.5%에 불과하지만 전체 코로나19 사망자 중 비율은 전체의 23%에 달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흑인이 감염 위험이 높은 인구 밀집도가 높은 지역에 많이 거주하는 점 △흑인이 고혈압과 당뇨 같은 건강 이상을 가질 확률이 높은 점 △흑인이 의료보험 가입률과 의료시설 접근률이 낮은 점 △흑인이 실내에서는 할 수 없는 직업에 일할 가능성이 높은 점 등을 이유로 설명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타격도 흑인에게 더 컸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월 5.8%였던 흑인 실업률은 5월 16.8%로 3배가 증가했다. 5월 전체 실업률이 13.3%라는 것을 고려하면 흑인 실업률이 월등히 높은 셈이다.
3~4월 사이 흑인 35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경제 활동이 재개된 5월부터 다시 고용이 시작됐지만, 고용 증가율 역시 백인과 히스패닉보다 낮았다. 사기업은 고용을 재개한 반면 흑인이 주로 근무하는 지방자치단체와 학교는 수천명을 해고했기 때문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인종에 따른 경제력 차이는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WSJ는 “두 자릿 수 실업률은 미국인 대부분에게는 낯선 경험이지만 흑인에게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흑인 실업률은 1974년 9월~1994년 11월, 2008년 4월~2015년 2월 10%를 웃돌았다. 실업률 최고 기록은 16.8%였다.
흑인 중위계층 순자산은 2016년 연방준비제도(FRB) 통계 기준 1만7600달러였지만 백인은 중위계층 순자산이 17만1000달러로 10배 가량 많았다.
브래들리 하디 아메리칸대학교 교수는 코로나19는 의료서비스, 임금 등 미국사회에서 이뤄진 오랜 불평등을 노출시켰다고 말한다. 그는 백인 경찰관의 과잉진압으로 숨진 조지 플로이드에 대한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된 배경에는 “흑인사회의 광범위한 불안감이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하디 교수는 “흑인들은 사법 집행기관에 대해 안정감을 느끼지 않는다. 집에서도, 건강에서도, 고용에서도 안정감을 느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