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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약 발암물질 논란 ‘네 탓’…의사 vs 약사 갈등 비화

장구슬 기자I 2018.07.11 17:03:00
9일 오후 한 시민이 서울 시내의 약국에서 처방받은 약을 구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일부 고혈압약에 발암 의심물질이 포함돼 있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발표 이후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와 대한약사회(이하 약사회)가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의협과 약사회는 논란이 불거진 이후 ‘성분명 처방’을 골자로 서로를 비방하는 성명을 잇달아 발표했다.

성분명 처방이란 의약품의 상품명이 아닌 약물의 성분으로 처방하는 것으로, 의사들과 약사들 사이에 뿌리 깊은 갈등의 원인이다. 약사들은 리베이트 소지가 크기 때문에 성분명 처방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의사들은 처방권이 침해될 뿐 아니라 성분명 처방이 재고 약 처분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공방전의 시작은 의협이었다. 의협은 “이번 사태는 성분명 처방의 위험을 방증하는 결과다. 생동성 검사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성명을 9일 발표했다.

성명문에서 “성분명 처방을 통해 복제약을 약국에서 임의로 골라서 조제 하도록 하는 것은 국민 건강권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며 “환자의 상황에 따라 약효가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의사의 처방약을 임의로 대체조제하는 것은 엄격하게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사회는 “의협은 약사 직능 매도를 즉각 중단하라”며 10일 반박 성명을 냈다.

약사회는 “이 사건은 리베이트에 만취한 의사들이 싸구려 약을 처방해 문제가 커진 것인데, 의사의 처방대로 조제한 약사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협이 전체 조제의 1%대도 안 되는 대체조제를 문제 삼고 있다”며 “의약분업의 원칙대로 약의 선택에 대한 천부적인 약사의 권리를 인정했다면 이번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고혈압약 원료 중 중국산 ‘발사르탄’에서 2급 발암 가능 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히고, 발사르탄이 들어간 일부 약품의 판매를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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