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건너 미국서 6.25전쟁 전우 찾는 '노병'의 목소리

김관용 기자I 2018.05.30 15:27:20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6.25전사자 유해 발굴을 위해
미국 서부 거주 참전용사 증언 청취회 가져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이 28일부터 31일까지(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서부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6.25 참전용사를 대상으로 증언 청취회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참전용사 증언청취회는 전우를 전장에 두고 올 수 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사연 등 6.25 참전용사들의 생생한 전투 경험과 유해 소재에 대한 증언을 영상과 문서로 기록하는 사업이다. 6.25 참전 세대의 고령화와 국토개발로 인한 전투 현장의 훼손 등 유해발굴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서 증언청취회를 통해 확보된 기록은 매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된다. 녹취록과 함께 남한지역뿐만 아니라 비무장지대(DMZ)와 북한 지역 유해 소재 분석지도로 제작된다.

현재 미국 서부지역에는 6.25 참전용사 1400여 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중 140여 명이 유해소재에 대한 증언을 할 예정이다. 지난 28일 샌프란시스코 지역 참전용사 증언 청취회에서는 60여 명의 참전용사들이 6.25 전쟁에 대한 기억과 유해소재에 대한 증언을 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 이학기 대령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거주 6.25 참전용사를 대상으로 6.25 전사자 유해발굴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김현겸(89) 노병은 “6.25전쟁 당시 1951년 황해도 지역 전투에서 빗발치는 총탄과 적의 공세로 인해서 전장에 전우의 시신을 그냥 두고 올 수 밖에 없었다”면서 “북한지역에서도 하루빨리 유해발굴이 진행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유재정(89) 노병 역시 “1951년 강원도 향로봉 전투에서 다수의 아군 전사자를 목격한 기억이 있다”면서 “나의 증언이 작게나마 전우의 유해를 찾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국유단은 2015년부터 진행된 참전용사 증언 청취회를 통해서 900여 명이 참여하여 이중 690여 건의 신뢰성 높은 전투 경험담과 유해소재 정보를 기록으로 남길 수 있었다. 6.25 전사자 유해발굴을 위한 조사 및 탐사 활동과 발굴지역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실제 2017년 유해 발굴시에는 전투지역 뿐만 아니라 유해 소재 제보 지역에 대한 집중 발굴을 통해 98위의 유해를 발굴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증언 청취회를 주관한 유해발굴감식단장 이학기 대령은 “참전용사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겠다”며 “마지막 한 분을 찾을 때까지 유해발굴 사업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