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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긴축 속도조절에 시간 번 ECB·영란은행

김형욱 기자I 2017.12.14 16:04:23

ECB·영란은행, 긴축 점진·제한적으로 ''속도조절'' 전망

사진=ECB 트위터


[이데일리 김형욱 차예지 기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내년 긴축 속도를 늦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에 발 맞춰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던 유럽중앙은행(ECB)나 영란은행 등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도 긴축 속도에 여유가 생겼다는 분석이다.

연준은 13일(현지시간) 미 기준금리를 1.25~1.5%로 올 들어 세 번째로 0.25%포인트 올렸다. 그러나 시장 예상과 달리 위원 9명 중 2명이 인상에 반대하는 등 시장 예상과 다른 비둘기적(완화적 통화정책 선호)‘ 모습을 보였다. 월가에선 내년엔 세 차례 올리기 어려우리란 전망이 나온다.

연준의 비둘기파적인 변화가 미국발 긴축 흐름에 부담을 느끼던 주요국 중앙은행의 부담을 덜어주리란 전망이다. ECB는 당장 14일(현지시간) 통화정책결정회의를 연다. 시장은 ECB가 이날 기존 통화정책결정 기조에 변화를 주지 않으리란 걸 기정사실로 여겨 왔다. 유로존 경기 상황과 물가를 고려했을 때 한동안 양적완화(QE)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ECB는 경기 부양을 위해 지난 2015년 1월부터 QE,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 왔다.

관건은 ECB가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절반 수준인 300억유로(약 38.6조원) 수준으로 낮추되 그 기간을 올 연말에서 내년 9월까지로 연장키로 한 가운데 QE의 추가 연장 가능성을 어떻게 둘 지 여부다. 지난 10월 ECB 통화정책결정회의에선 연장 여지를 둬야 한다는 비둘기파적 시각이 다수였으나 종료 시점을 못박아야 한다는 매파적 주장도 나왔다. 이 가운데 연준의 비둘기파적 결정을 함으로써 ECB 역시 미국의 긴축 기조에 발을 맞춰야 한다는 부담에서 다소 시간을 벌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같은 날(14일·현지시간) 영국 중앙은행 영란은행(BOE)도 통화정책결정회의를 연다. 영란은행은 지난달 10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0.25%→0.5%)했으나 이후 당분간은 현 긴축정책을 점진·제한적으로 이행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쳐 왔다.

일본중앙은행(BOJ) 상황도 이와 비슷하다. BOJ는 오는 20~21일 통화정책회의를 열지만 큰 변수는 없다. 지난 10월 아베 신조(安部晋三) 일본 총리의 총선 승리로 제로금리와 대규모 양적 완화를 통한 강력한 경기부양책의 수명이 연장됐고 이번에도 이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 일각에선 연 2% 물가 상승 목표 달성을 위해선 연준의 비둘기파적 신호와 맞물려 추가 양적 완화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내년 4월 임기가 끝나는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의 후임 후보로 거론되는 와카타베 마사즈미 와세다대 경제학과 교수는 13일(미국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019년 법인세 인상 전까지 물가 상승 모멘텀이 충분히 강력하지 않을 것 같다”며 추가 통화완화 정책의 필요성을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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