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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채널 활성화? 지역지상파·케이블 접목 모색해야"

김유성 기자I 2017.05.22 15:55:48

김재영 충남대 교수 "방송 지역성 활로에 도움" 예상
지역 자본 권력 예속, 정치 권력화에 대해서는 경계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지역방송 발전을 위해 지역 케이블TV 지역채널과 지방 지상파 방송사 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수도권에 집중된 방송 시장에서 지역민을 위한 방송 서비스를 위해서는 케이블TV 지역 채널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 19일 제주대학교에서 열린 한국언론학회 봄철 학술대회에서 김재영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케이블 지역 채널이 방송 지역성 활로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지역 지상파와 케이블 TV 접목에 대한 가능성 탐구다.

김재영 충남대 교수 (이데일리DB)
김 교수는 먼저 지역 방송에 대한 책무를 전제했다. 그는 지역 채널이 헌법상 기본권인 ‘행복추구권’을 뼈대 가치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민이 지역 고유의 뉴스 정보를 제공 받는 게 헌법 상 국가 책무라는 얘기다. 이같은 자기 결정권이 헌법상 행복 추구권의 취지와 부합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지역방송발전지원특별법이 제정되고 지역방송발전위원회가 법정 위원회로 설립돼 운영중이지만 방송을 통한 지역성 추구는 답보 상태”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지역 방송 규모를 TV 기준 44개 지상파방송국에서 SO 90개사로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역 지상파의 규모를 인위적으로 늘릴 수 없기 때문에 SO의 지역 채널을 포함한 정책이 필요하다”며 “지역 지상파와 케이블 채널이 상호 보완을 통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 지역 지상파 방송사들은 광역 수준에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편성 시간의 일부만 자체 제작과 편성에 할애하고 있다. KBS 지역총국의 자체 편성 비율은 15%, 지역MBC는 20% 정도다. 지역민방은 25%~30% 선이다. 더욱이 지역민들이 많이 보는 주시청 시간대에 자체 프로그램을 편성하기 어려운 구조다.

반면 케이블지역 채널은 순환 편성과 재방송 비율이 높지만 대부분 자체 편성물이다. 주정민 전남대 교수에 따르면 편성 시간대의 제약도 받지 않는다. 지역 지상파가 자체 편성하지 못하는 시간에 지역 특화 방송을 제공할 수 있다. 지역 지상파의 보완재 역할을 하는 셈이다.

김 교수는 지방 선거에서 지역 채널의 가치가 높아진다고 전했다. 케이블 지역 채널은 24시간 운영이 가능해 지역 후보자들의 토론회나 연설 방송을 집중 배치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케이블 지역 채널은 지방 선거에서 후보자와 유권자를 연결하는 사실상 유일한 매개체”라고 규정했다.

케이블 지역 채널을 활성화하고 지역 지상파 보완재 역할을 도모하기 위해 김 교수는 IPTV 등에 지역채널을 의무재전송하게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역방송발전지원특별법에서 직접적인 지원 대상으로 삼자는 안도 언급했다.

다만 무료보편적 성격이 강한 지상파와 유료 방송인 케이블 지역 채널을 동일한 법체계로 묶는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지역 채널이 지역 토착 세력에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날 안정상 미래창조과학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지역 토착) 자본권력에 방송이 훼손될 수 있고 선거 방송이 매우 정치화될 수 있다”며 “이런 이유로 지역 채널에 해설·논평 기능을 안 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민 방송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신문이나 영화보다도 공적 성격이 더 강하다는 게 김 교수의 의견이다. 그는 “지역 밀착형 서비스로 지역 채널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이를 어떻게 작동케 할 것인지에 대한 탐색 필요성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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