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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직개편의 방점은 조직 통합이다. SK하이닉스는 핵심 기능별로 책임과 권한을 부여해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C-레벨 중심의 경영 체제를 도입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CMO) △미래기술연구원(CTO) △개발총괄(CDO) △양산총괄(CPO) △코퍼릿센터(스태프총괄) 등 5개 조직이다.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을 중심으로 5개 조직으로 단순화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개발총괄과 양산총괄의 신설이다. 개발총괄은 기존에 있던 D램 개발, 낸드 개발, 솔루션개발 조직 등을 하나로 통합한 곳이다. 차세대 AI 메모리를 비롯한 모든 메모리 제품의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포석이다.
‘기술통’ 안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개발총괄로 선임됐다. 그는 미래기술연구원과 경영전략, 솔루션 개발 등 핵심 보직을 거쳤고, 낸드와 솔루션 사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N-S 커미티(Committee)를 이끌어 왔다. 안 사장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선임돼 기술과 전략 관련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해 왔다.
양산총괄은 메모리 전공정과 후공정 양산을 담당한다. AI 메모리 시장에서 패키징 등 후공정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자, 기존의 제조·기술과 P&T 조직을 통합해 양산총괄 조직을 만들었다. 양산총괄은 공정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향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포함해 국내외에 건설할 공장의 생산기술을 고도화하는 역할을 맡는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양산총괄은 김영식 부사장이 맡는다.
지난해 새로 만든 AI 인프라 조직은 김주선 사장이 유임됐다. AI 인프라는 부문별로 흩어져 있던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역량과 기능을 결집하고 글로벌 세일즈&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곳이다.
사업성이 떨어지는 조직은 개편을 통해 AI 메모리 ‘선택과 집중’에 나선다. 이미지센서 사업을 담당하는 CIS(CMOS Image Sensor)개발 조직은 미래기술연구원 산하에 둔다. 차선용 미래기술연구원장(CTO)이 CIS개발도 겸한다. 그동안 회사 안팎에서는 스마트폰 시장 둔화에 따라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CIS 사업을 축소하거나 접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다만 회사는 CIS 사업을 접지는 않고 개발은 지속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아울러 대외협력과 글로벌 업무 관련 조직에 외교통상 전문가를 다수 배치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라 세계 주요국들의 반도체 정책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이에 기민하게 대응할 목적에서다. 아울러 신규 임원 33명을 발탁해 과감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특히 신규 임원 중 약 70%는 기술 개발 분야에서 발탁했다.
곽노정 사장은 “올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지만 경영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만큼 이번 개편과 인사를 통해 기존 사업과 미래 성장 기반을 리밸런싱해 AI 메모리 리더십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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