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선거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준수하는 방향으로 기울었다. 그러나 공천을 두고 내분의 불씨가 남아 있어 추가 탈당이 벌어질 수 있다. 이 대표가 ‘공천 학살’ 우려를 불식시킬 2선 후퇴는 절대 불가하다고 선을 그으며 당내 통합은 구호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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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민주당은 정부의 책임을 묻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많은 논란이 있지만 최선의 노력을 다해 통합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혁신적인 공천을 통해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보여 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피습 후 자리를 비운 사이 민주당에선 무더기 이탈이 벌어졌다. ‘비명(非이재명)계’ 의원 모임 ‘원칙과상식’(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들이 민주당을 탈당하고 ‘미래대연합’(가칭) 창당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탈당 후 전날 ‘새로운미래’ 창당발기인대회를 했다. 15일에는 신경민·최운열 전 국회의원과 최성 전 고양시장, 장덕천 전 부천시장, 이근규 전 제천시장도 탈당했다. 이들은 탈당을 선언하며 민주당이 이재명의 ‘사당’(私黨)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복귀 직후 이 같은 연쇄 탈당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가 통합과 단합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했지만 참으로 안타깝다”며 “단일한 대오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희망을,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가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자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을 탈당한 이원욱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복귀하고 일성이 또 증오와 거짓말로 시작한다”며 “원칙과상식 의원들에게 전화 한 번이라도 해보신 적 있나”라고 꼬집었다.
복귀한 이 대표에겐 당내 추가 이탈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그러나 공직자선거후보자 검증위원회의 검증 결과, 비명계는 배제하고 친명계에는 온정주의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친명계의 비명계 지역구 ‘자객공천’ 논란도 여전하다. 향후 민주당이 선출직 공직자 평가 하위 20%를 통보하면 추가 탈당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임혁백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선언한 ‘국민참여공천제’는 ‘개딸’(개혁의 딸)로 대표되는 강성 지지자의 입김이 반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 대표는 우선 당내 갈등 요소 중 하나로 꼽혔던 선거구제부터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월께까지 당 지도부가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회귀에 무게를 실은 것과 달리,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며 군소 야당과의 연합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에서 탈당한 제3지대의 세력이 예상보다 커지면서, 이를 견제하기 위해 군소정당과 연합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본소득당과 정의당, 진보당 등 소수 야당은 민주당에 준연동형 유지를 전제로 한 비례연합정당을 제안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