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셀트리온(068270)은 전 거래일보다 1000원(0.56%)오른 18만1000원에 마감했다. 올 들어 8.56% 하락했다. 지난 11일 3년 넘게 셀트리온 주가의 발목을 잡았던 회계감리 이슈가 결론 나며 불확실성이 해소됐지만, 주가는 투자자 기대에 부응하지는 못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주가 레벨은 돌아갔다.
증권가 목표가도 하향됐다. 김형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목표가를 25만원으로 하향하며 “전파율이 높고 치명률이 낮은 오미크론 변이 등장으로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의 기대감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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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만의 얘기는 아니다. 글로벌 기업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노바백스(NVAX)는 화이자(PFE)와 모더나(MRNA)와 함께 초기 백신 개발을 이끌었던 백신 개발사다. 승인 과정에서 뒤처지며 후발주자가 됐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신청해 기다리는 중이다.
노바백스 백신은 미국에만 출시되지 않았을 뿐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연합(EU)의 승인은 물론 영국과 호주, 국내 등 주요국 승인도 받아 유통 중이다. 하지만 주가는 백신 개발 초기 시절로 회귀했다. 노바백스 주가는 15일(현지시간) 종가 기준으로 73.80달러로, 지난해 최고점 (290.18달러)대비 4분의 1토막이 났다. 올들어서만 48.36% 하락했다.
미국 포춘지(FORTUNE)는 노바백스의 주가 하락을 놓고 “기이한 경우(weird case)”라고 평가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FDA의 승인이 늦어지는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은 백신 승인 여부를 FDA에 권고할 자문위원회 일정이 잡히지 않으며 길어지고 있다. 웰 세부시 제프리 그룹 헬스케어 연구원은 포춘지와의 인터뷰에서 “자문위원회 일정이 잡히지 않으면서 실제 승인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시간이 걸릴수록 기회가 줄고 있다”고 말했다.
늦게 출시될수록 돈을 벌 기회가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아직 개발을 마치지 못한 곳의 주가 하락폭은 더 크다. 국내 백신 개발사 중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되는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의 경우에도 올해만 40.09% 하락했다. 임상 3상에 돌입한 유바이오로직스(206650)도 올해 28.76% 하락했다. 백신 개발을 사실상 포기한 제넥신(095700) 역시 25.16% 하락했다.
차영주 와이즈경제연구소 소장은 “국내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정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해외의 경우 이미 정점을 지나 꺾이는 국면”이라며 “국내 개발사들의 제품을 국내에서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기대감이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