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식당·카페가 저녁 일찍 문을 닫으면서 9시 정각이 되면 버스정류장은 인산인해를 이룬다. 버스를 타려는 시민들은 버스 승하차장까지 이동하기가 쉽지 않다. 택시도 빈차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결국 귀가를 포기하고 24시간 운영하는 무인 포토스튜디오를 찾는 사람들도 보인다. 식당·카페 등의 영업을 제한하면서 거리의 밀집도는 되려 증가하는 풍선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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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거리두기 강화로 저녁 9시께면 시민들은 한꺼번에 거리로 나오고 있다. 22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을 둘러본 결과 저녁 8시 40분부터 인파가 몰려나오기 시작해 9시가 넘자 거리두기는 무용지물이 됐다. 이동량이 많은 홍대입구역 버스정류장은 환승센터처럼 넓은 공간이지만 계속해서 밀고 들어오는 인파로 정류장을 빠져나가기조차 힘들었다.
정류장에 도착한 시민들은 인파를 헤집고 뛰어가 간신히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를 기다리던 30대 여성은 “밤 9시가 되니까 사람들이 다 집에 가는 시간이라서 몰린다”며 “버스 서는 곳까지 가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택시를 기다리다 포기한 20대 김모씨도 “몸이 안 좋아서 택시를 타고 싶었는데 빈차가 없어 버스를 타러 왔다”고 한숨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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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강화가 오히려 풍선효과로 이어지면서 시민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모(29)씨는 “솔직히 영업시간 9시 제한은 너무 짧다”며 “밤에 버스 정류장에 사람들이 모여있는 걸 보면 감염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위중증 환자가 많아지는 상황이라 방역강화가 불가피하다며 시민들 스스로 방역수칙을 지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거리두기 효과가 반감되지 않도록 가능한 한 대중이 밀집한 곳을 피해달라는 당부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금은 위중증 환자가 많아 코로나에 걸려도 치료를 못 받기 때문에 강력한 거리두기는 불가피하다”며 “무엇보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거리두기 방역에 협조해야 이 불편한 상황을 종식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