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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부터 진행 중인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지역 순회 경선 현장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찾아온 지지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지난 주말 대전·청주·대구·원주·광주·익산 행사장에는 수백명의 각 후보 지지자들이 결집해 후보자의 이름을 목청껏 외치거나 함성을 지르는 등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무색할 정도로 현장에서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이들을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민주당과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 측은 지지자들의 자발적인 응원까지 막을 수 없다며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당 선관위 관계자는 “할 수 있는 한 모든 것을 다했지만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경선 현장과 지지자들 간 200m 거리두기를 실시했지만 강제 해산 조치를 할 권리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자영업자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모인 이들에 대해선 통제가 심한 상황이다.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모인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최근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이후 자영업자들의 극단적인 선택이 잇따르자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자영업자 합동분향소’를 설치할 계획이었지만, 경찰의 통제에 가로막혀 마찰을 빚었다.
경찰이 근조 화환을 실은 분향소 설치 차량을 붙잡아두면서 갈등은 극에 달했고 경찰과 ‘강대강 대치’를 이어간 비대위 측은 분향소 설치 시도 약 7시간 만에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앞 인도에 10평 규모의 간이 합동분향소를 가까스로 마련할 수 있었다.
김기홍 비대위 대표는 “경찰이 거리두기 ‘4단계’를 이유로 분향소 설치를 불법이라고 하는데 지금 전국 장례식장도 불법인가”라며 “작년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분향소는 허용하고 정부 방역정책 탓에 사망한 자영업자 분향소는 방역법 위반을 적용하고 있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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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해 7월 검찰은 故 박 전 시장 장례 당시 서울광장에 설치한 시민분향소의 감염병예방법 위반 고발 사건에 대해 ‘무혐의’로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2월 코로나19 확산을 근거로 ‘서울특별시 고시’ 등을 통해 서울시청 광장과 인근 지역의 집회를 금지했다. 그러나 박 전 시장이 지난해 7월 10일 숨진 채 발견되자 다음 날인 11일 서울광장에 시민분향소를 설치하고 사흘간 일반 시민의 조문을 허가해 이중잣대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미 경찰과 지자체의 강력한 통제가 이어지자 자영업자 단체의 분노는 커지고 있다. 조지현 비대위 공동대표는 “단체가 뭘 하기도 전에 탄압이 이뤄지니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등포서 관계자는 ”국회 주변은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구청에서 집회 금지 장소로 고지했고 방역수칙에 1인 이상 시위·집회는 금지하고 있다”며 “분향소 설치 때문에 막은 게 아니라 감염병예방법·집시법 위반 사항이 있어 조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