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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성수기' 맞아 붐비는 가전 매장…올해도 혼수가전 '플렉스'

신중섭 기자I 2021.03.16 16:46:17

3~5월 결혼 성수기 맞아 혼수가전 수요↑
올해도 신혼여행 대신 가전 소비 증가 전망
신흥 혼수 강자에 ''식기세척기·로봇청소기''
시장 급성장 ''의류청정기'', 이젠 필수 혼수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봄철 결혼 성수기를 맞아 ‘혼수 가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코로나19 여파로 결혼식·신혼여행 대신 ‘집 꾸미기’에 공을 들였던 신혼 부부들의 ‘혼수 플렉스(Flex·뽐내기)’가 올해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특히 식기세척기·로봇청소기가 신흥 ‘혼수가전 강자’로 올라서고, 의류청정기는 이제 필수 혼수가전으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LG 스팀 식기세척기(사진=LG전자)
◇코로나 發 ‘혼수 플렉스’ 올해도 지속 전망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백화점 등 가전 매장은 결혼 성수기인 3~5월 봄철을 맞아 혼수 가전 상담을 하는 예비 부부들로 붐비고 있다.

가전 업계는 작년 신혼 부부들 사이에서 불었던 ‘혼수 플렉스’ 바람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신혼 부부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지 못하는 해외 신혼여행 비용을 아껴 혼수 가전에 더 많은 비용을 투자하는 소비 행태를 보인 바 있다.

실제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3월 16~31일 가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4% 늘었다. 세대별로는 예비 신혼부부가 다수 포함된 20~30대가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랜드도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고객 1인당 평균 구매액이 전년 동기대비 12% 상승했다고 발표하며 ‘혼수 가전’의 영향이 컸다고 분석한 바 있다.

올해 웨딩 업계의 회복도 올봄 ‘혼수 가전’의 수요 증가를 부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갑작스러운 코로나19 확산에 결혼이 ‘올 스톱’ 되다시피 했던 지난해 봄과 달리 올해 봄은 ‘결혼 성수기’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혼수 가전’ 보복소비 현상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는 데다, 봄철 결혼 성수기의 모습까지 되찾으며 혼수가전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혼수철을 맞아 가전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프로모션도 매출 증가의 큰 요인이 되고 있다. 가전업체들은 백화점 등 오프라인 가전 매장에서 최대 수백만원 상당의 사은·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최근 개장한 서울 영등포구의 ‘더현대 서울’의 경우, 여기에 오픈 기념 프로모션까지 더해지면서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 등 가전 업체가 해당 백화점 입점 업체 중 최고 매출을 올릴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 신흥 ‘혼수 강자’ 식기세척기·로봇청소기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혼수가전으로는 식기세척기와 로봇청소기 등이 꼽힌다. 코로나19에 따른 ‘집콕’ 시간이 늘면서 가사노동 부담을 줄이고 위생까지 고려한 청정 가전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온·오프라인 소매 판매 기준으로 2016년 1011억원 수준이던 식기세척기 시장은 지난해 2166억원까지 크게 성장했다. 국내 업체로는 LG전자의 LG 디오스 스팀 식기세척기를 비롯해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식기세척기, SK매직 식기세척기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혼수 가전으로 ‘식기세척기’의 인기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2018년 9만 대 수준에 불과했던 국내 식기세척기 시장규모는 올해 40만 대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큰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도 꾸준히 늘고 있다. 국내 로봇청소기 판매액은 2016년 145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2055억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현재 로봇청소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업체는 LG전자다. 기존 인공지능(AI) 로봇청소기에 더해 지난해 8월 물걸레 전용 로봇청소기 ‘코드제로 M9 씽큐’까지 출시하며 제품 다양화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라이다(LiDAR) 센서와 3D 센서, 인텔 AI솔루션을 탑재한 ‘제트봇 AI’를 상반기 중 선보일 예정이다.

의류청정기는 ‘필수’ 혼수 가전으로 자리잡은 모습이다. 지난 2016년 5만대에 불과했던 국내 의류청정기 시장 규모가 올해 70만대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의류청정기 시장에서도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다. 선발주자인 LG전자 ‘스타일러’가 업계 선두지만 후발주자인 삼성 ‘에어드레서’가 이를 바짝 뒤쫓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혼수 가전으로 의류청정기가 필수로 들어가는 모습”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살균·청정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앞으로도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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