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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 소프트웨어(SW)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과 경제성장에 대해 조망하는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SW를 통한 경제적 효과가 생산성 향상 등 높게 나타나고 있는데 비해 SW에 대한 평가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회관에서 열린 ‘2018 SPRi(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가을 컨퍼런스’가 열려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디지털 혁신을 통한 경제성장 방안을 논의하고 디지털 신산업을 주도하는 국내 스타트업 사례를 공유했다.
축사에 나선 이상민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은 “디지털 혁명은 ‘초융합’이라고 생각한다”며 “디지털 혁명에 참여하시는 연구자, 산업계, 학생들 우선적으로 자신들의 꿈과 재능 펼칠 수 있게끔 여건을 마련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명준 SPRi 소장은 “우리는 이제 과거 하나의 근(해)만 갖는 1차 방정식이 아니라 두 개의 근이 존재하는 2차 방정식을 풀어야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며 “미래를 예측하기 힘들고 복잡도와 다양성 늘어나는 현재 사회에서 우리는 하나의 해답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첫 발표자를 맡은 노규성 한국생산성본부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의 생산성 개선 효과가 범위와 방식, 속도 등 모든 측면에서 과거 세 차례의 산업혁명을 압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회장은 “독일의 인더스트리4.0이 공장 내 생산과정에 대한 데이터를 쌓아서 품질 개선을 이루며 시작됐다”며 “우리도 스마트팩토리 도입을 통해 주52시간 근무제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대응책으로 30% 이상 생산성을 높여 비용 증가 요인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이어 “2차 산업혁명으로 전기가 도입되며 생산성이 높아졌다가 정보화(3차) 산업혁명 과정에서 오히려 생산성이 떨어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며 “다품종 소량생산, 맞춤형 프로세스 등 바뀐 환경을 제대로 반영하는 지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재무상 R&D(연구개발)로 뭉뚱그려 표시하는 SW의 효과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도록 회계제도 등에도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나아가 “SW 강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SW 업계가 지금처럼 공공 수주 하나 받아서 근근히 먹고 사는 상황을 벗어나야 한다”며 “공공 사업시 SW 특허 등에 해당 기관도 소유권을 갖는 현 제도를 개선해 개발한 솔루션을 해외 등에도 판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국내 스타트업의 기회와 위협에 대해 강연했다. 최 대표는 “현재 시총기준 세계 10대 기업중 7곳이 IT 기업”이라며 “하지만 국적을 보면 전부 미국과 중국”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일주일에 2개씩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이 나오는 반면, 우리나라는 2~3개 밖에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 해소를 위해 “규제가 있으면 상상력을 제한하게 된다”며 “우리나라에서 스타트업 창업하는 분들은 법규를 달달 외우고 있어야 할 정도로 규제로 인한 창업의 제약이 심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차등의결권 등 창업자의 경영권 보호를 위한 장치 마련과, 공유경제를 통한 기회를 잡기 위해 공무원 겸직금지 등 기존 관점에서 만들어진 규제를 해소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준연 SPRi 산업제도연구실장은 ‘소프트웨어 자본(Software Capital)’ 개념을 소개하며 “SW가 경제 체계를 본질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양적인 측면에서 SW가 우리나라 노동생산성 증가에 미치는 기여도가 1980년대 0.97%에서 2000년대 5% 수준가지 증가했고, 질적으로도 업무를 과업(Task) 중심으로 바꾸며 경제구조에 변화가 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으로는 SW 분야 중심 숙련 노동자와 다른 이들사이에 임금 격차 등이 발생하면서 새로운 사회적 불평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후 세션에서는 진교문 이지팜 대표, 구태훈 시너지벤처파트너스 대표, 최준용 뉴마진캐피탈 대표 등이 스마트 농업,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10대 디지털 신산업을 주제로 각각 발표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