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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웰까지 중국에?" 트럼프 발언에 美정치권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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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겨레 기자I 2025.10.30 09:40:53

지지기반 농촌 민심 악화에 급해진 트럼프
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블랙웰 논의" 언급에
美정치권 "中에 콩 팔려고 AI칩을? 비극적인 실수"
"AI로 中군사력 강화 땐 韓·日·印 심각한 영향"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서 엔비디아의 최신 인공지능(AI) 칩 블랙웰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발언을 두고 미 정치권에서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엔비디아. (사진=AFP)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백악관과 의회에서 블랙웰 칩을 제한적으로라도 중국에 수출할 경우 미 국가 안보에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 여론이 높다고 보도했다. 블랙웰은 대규모 언어모델(LLM) 학습과 실행에 사용되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의 핵심 부품이다.

30일 한국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취재진들에게 “시 주석과 회담에서 블랙웰 칩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며 “이것은 정말 엄청난 칩”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칩 분야에서 다른 나라보다 약 10년은 앞서 있다”며 “이 문제를 시 주석과 논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엔비디아 칩의 중국 판매를 적극 주장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역시 같은 기간 한국을 방문한다. 그는 전세계 AI 연구자의 절반이 몰려있는 중국에서 엔비디아 칩이 배제될 경우 미국의 기술 발전이 타격을 입는다고 주장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블랙웰의 중국 수출을 허용할 경우 파장이 예상된다. 중국에 저성능 칩 수출만 허용해왔던 미국이 최신 반도체까지 공급할 경우 미중 기술 경쟁의 핵심인 AI 분야 격차가 좁혀져 미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크리스 쿤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발언에) 충격을 받았다. 21세기 결정적 싸움은 누가 AI를 지배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콩을 사도록 하기 위해 최첨단 AI칩을 중국에 판매하는 것은 비극적인 실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주중대사를 지낸 니콜라스 번스 하버드대 교수도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기술 수출 제한선을 유지해야 한다”며 “중국 인민해방군은 미국을 밀어내기 위한 핵심 수단은 기술이라고 본다. 중국 기업이 정부의 요구가 있을 경우 기술과 정보를 공유해야 하는 상황에서 미 기업이 중국에 (AI칩을) 판매해 얻는 이익은 매우 단기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번스 교수는 또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AI칩을 활용해 향후 10년 동안 군사력을 강화하면 미국과 일본, 한국, 인도 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크리스 맥과이어 전 미 국가안보회의(NSC) 기술 및 국가안보 담당 부국장은 “블랙웰을 중국에 파는 것은 미국이 AI분야에서 가진 가장 큰 우위를 양보하는 것”이라며 “이토록 강력한 제품을 중국에 넘기는 것은 말도 안되는 짓”이라고 말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권 심판 성격을 갖는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두 뿐 아니라 보리, 밀, 옥수수, 견과류 등 농산물의 중국 수출을 재개하기 위해 중국과 서둘러 합의하길 바라고 있다고 짚었다. 중국의 무역 보복 이후 지지 기반인 아이오와, 캔자스 등 농촌 지역의 민심이 악화하고 있어서다. 거래적 외교를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블랙웰 칩 역시 중국의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한 협상 카드로 여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 후 발표는 미국 농부들에게 큰 승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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