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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호 디스트릭트 대표는 29일 ‘콘텐츠유니버스 코리아 2024’ 개막식 기조 강연에서 2004년 회사 설립 이후 성장 스토리를 이같이 압축해 설명했다. 지난 20여 년간의 여정을 ‘변화의 파도타기’라는 말로 비유하기도 했다. 이날 강연의 주제도 ‘변화의 파도(WAVE) 앞에서’였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기술력 하나만 믿고 시장에 뛰어든 신생 기업이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어떻게 적응하고 대처해 왔는지, 그리고 순간순간 직면한 난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소개했다.
디스트릭트는 디지털 미디어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로 입체감 넘치는 공간 경험을 전달하는 디지털 미디어·아트 회사다. 대중에게는 최근 전국 ‘핫플’(핫플레이스)로 떠오른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관 ‘아르떼뮤지엄’ 운영회사로 더 많이 알려졌다.
디스트릭트가 지금까지 지나온 비즈니스의 여정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설립 초기에는 웹사이트 제작을 대행하는 웹 에이전시로 굴지의 대기업을 고객사로 두며 매년 30%가 넘는 성장의 단맛을 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장은 이내 레드오션으로 전락했다.
이 대표는 “연 매출이 100억 원에 달하던 유망 사업을 접고 오프라인에서 가상 경험을 제공하는 실감 미디어 분야로 방향을 튼 결정적 계기였다”며 “하지만 매력적인 시각 경험과 상상력, 그리고 기술 융합을 통한 새로운 콘텐츠가 곧 빛을 보게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전부였다”고 회상했다.
기대와 달리 변화의 고통은 혹독했다. 웹에이전시 사업에 손을 완전히 떼고 150억 원을 넘게 투자해 2년간 공들여 선보인 대형 프로젝트 ‘라이브 파크’는 기대에 한참 못 미치며 실패의 쓴잔으로 돌아왔다. 이어 제주 중문단지에 100억 원을 들여 선보인 ‘플레이 케이팝’ 역시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지면서 한 푼도 건지지 못한 채 문을 닫아야만 했다.
이 대표는 “당시 연이은 실패에도 실감 콘텐츠의 가치를 통해 뭔가 해낼 수 있다는 용기를 갖고 보이지 않는 터널을 걷는 심정으로 버텼다”면서 “결국 2020년 삼성동 코엑스 대형 LED 전광판에 선보인 ‘파도’(WAVE) 실감 영상이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지금의 ‘아르떼뮤지엄’까지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어 “파도는 부서지기 전이 가장 높다는 말처럼 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까지 긴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행운 같은 비즈니스 기회도 결국 끝까지 버틴 이들의 몫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성호 대표는 이날 그동안 제작한 다양한 실감 미디어 콘텐츠도 선보였다. 그는 “아르떼뮤지엄은 전 세계 8개 지점에서 지금까지 누적 관람객 750만 명을 기록 중”이라면서 “2027년까지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뉴욕을 비롯해 중국 선전과 태국 방콕, 그리고 싱가포르 등 전 세계 20여 곳에 전시관을 개장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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