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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이주영)는 9일 올해 수능 수험생 92명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을 상대로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 결정했다. 재판부는 “신청인들의 손해는 금전으로는 보상할 수 없는 손해로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에 해당해 이를 예방하기 위해 정답 처분의 효력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논란이 된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은 두 집단의 유전적 특성을 분석, 선택지 3개의 진위를 가려내는 것이다. 수험생들은 문항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이의신청이 제기됐지만 평가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생명과학Ⅱ 응시자 92명이 평가원을 상대로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 지난 8일 첫 신문기일이 열렸다. 강 원장은 “충분히 송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평가원은 10일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정답 결정이 보류된 생명과학Ⅱ 응시생 6515명을 제외한 나머지 수험생들의 성적표만 교부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발표한 2022학년도 수능채점 결과에 따르면 2022학년도 수능은 국어·수학·영어가 모두 어렵게 출제됐다. 국어·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전년 대비 상승했다. 표준점수는 응시생 간 상대적 서열을 나타내는 점수로 시험이 어려울수록 상승한다. 지난해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44점이었지만 올해는 149점으로 5점 상승했다. 수학 역시 지난해 가·나형 표준점수 최고점은 137점이었지만 올해는 147점으로 10점 올랐다.
절대평가로 치러진 영어도 1등급 비율이 반토막 나면서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영어 영역 1등급 비율은 6.25%(2만7830명)로 전년(12.7%) 대비 6.45%포인트 하락했다. 수능 영어는 2018학년도부터 절대평가로 전환, 경쟁자 점수와 관계없이 90점 이상이면 1등급을 받는다. 올해 영어 90점 이상인 응시생 수는 2만7830명으로 전년(5만3053명) 대비 절반에 그쳤다.
올 수능이 ‘불 수능’이었던 점은 전 과목 만점자 수가 지난해 6명에서 올해 1명으로 급감한 데서도 확인된다. 강태중 평가원장은 “국어·수학·탐구에서 만점을, 절대평가인 영어·국사에서 1등급을 받은 학생은 1명이며 졸업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