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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는 다음달 7일 예정된 증권선물위원회 정례회의에 안건을 상정할 방침인 만큼 이날 결론이 도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감리위원들이)가급적 이날 감리위를 끝낼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바이오 이외 안건에 대한 회의를 먼저 시작하고 한 시간 뒤인 3시께부터 삼성바이오 안건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 30분이 지나면서 대회의실 주변은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금융위 직원들이 두꺼운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관련 서적과 각종 참고자료들을 대회의실로 가져가 회의를 준비했으며 박정훈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일찌감치 회의실에 들어갔다. 1시 50분을 넘겨 감리위원들이 속속 도착하기 시작했고 1시 55분께 박권추 금융감독원 전문회계심의위원이 굳은 얼굴로 들어섰다. 뒤이어 1시 59분께 감리위원장인 김학수 증선위 상임위원이 노란 서류철과 자료들을 들고 모습을 나타냈으며 2시 1분쯤 마지막 감리위원이 서둘러 입장하고 곧바로 회의가 시작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외부인의 의견 진술 없이 감리위원만 참석해 집중 토론을 벌여 의견을 정리할 계획이다. 앞서 두 차례 열린 임시회의에서 금감원과 삼성바이오 양측 의견을 충분히 들었고 대심제도 진행한 만큼 이날 토론을 통해 결론을 내겠다는 것이다. 이날 회의는 저녁 8시를 넘겨 9시께나 끝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사안의 핵심 쟁점은 미국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에 대한 판단 여부다. 삼성바이오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지난 2015년 관계사로 분류한 것에 대해 국제회계기준(IFRS)을 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바이오젠이 콜옵션 행사 비용에 비해 콜옵션에 따른 지분가치가 높아지는 내가격 상태가 되면서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고, 이에 따라 지배력을 상실한 것으로 처리했다는 것이다. 이 덕에 회사는 흑자로 돌아섰다.
반면 금감원은 콜옵션 행사 가능성만으로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했다고 판단하는 건 맞지 않다고 보고 있다. 콜옵션이 내가격 상태라고 뒷받침하는 근거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가지며 과정에서 고의적 분식을 저질렀다고 보는 것이다. 최근 바이오젠의 콜옵션 관련 공시가 있었지만 지난 2015년말 회계처리에 관한 것이라 영향이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날 감리위의 결론이 나오면 공은 증선위로 넘어간다. 감리위에서 논의된 내용과 결론, 소수의견까지 정리돼 증선위로 올라가고 증선위는 이를 바탕으로 최종 의결을 내린다. 물론 감리위에서 내린 결론이 최종 결정은 아니지만 증선위에서 감리위에서 도출된 의견을 번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앞서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건은 세 차례 감리위와 세 차례 증선위를 거쳐 최종 결론이 났던 만큼 이번 삼성바이오의 경우에도 최종 결론까지 시일이 좀더 소요될 여지가 있다. 또 5억원이 넘는 과징금이 부과될 경우 증선위 의결 이후 별도로 금융위원회 의결도 거쳐야 한다. 금감원은 삼성바이오 대표 해임권고, 대표 및 법인 검찰 고발, 과징금 60억원 부과 등의 제재를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