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유료 아이템인 ‘별풍선’ 제도가 방송진행자(BJ)의 폭력성과 선정성을 자극한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급락했던 아프리카TV 주가가 올해 들어 가파른 반등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돈 데다 러시아 월드컵과 자카르타-팔방 아시안게임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이어지면서 올해 실적 개선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해 불거진 규제 강화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올해는 성장성에 집중할 때라고 조언했다.
◇ 실적 개선에 올 들어 주가 112% 급등
1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아프리카TV는 올 들어 주가가 111.9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가 7.16% 오른 것을 고려해도 시장 대비 수익률이 100%포인트를 웃돈다. 국내 기관 투자가가 535억원 누적 순매수를 기록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아프리카TV는 올 1분기에 매출액 279억원, 영업이익 6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0%, 28% 늘었다.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 50억원을 웃돌았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아이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늘면서 전체 매출액이 증가했다”며 “1분기 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분기 평균 월간 순 방문자(MUV)가 593만명으로 전분기 대비 0.6% 증가하며 소폭 반등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아프리카TV는 경쟁사인 유튜브와 트위치 등이 국내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고전했다. 게다가 스타 BJ가 잇달아 이탈하면서 아프리카TV 월간 순 방문자가 꾸준하게 감소했다.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도 아프리카TV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소속 국회의원은 아프리카TV의 별풍선 제도 문제점을 지적했다. 별풍선을 받기 위해 BJ가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영상 콘텐츠 제작에 열을 올린다는 지적과 함께 결제 한도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감사 직후 거래일인 지난해 10월16일 아프리카TV 주가는 16.96% 급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 배틀그라운드 정규리그에 투자심리 개선
규제 우려가 이어지면서 아프리카TV 주가는 지난해 말까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올해 들어 흐름이 바뀌고 있다. 우선 별풍선 규제 불확실성이 지난 1월 29일 방송통신위원회의 ‘2018년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해소됐다. 정부는 1일 결제한도를 기존 300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하루 100만원 이상 고액 결제 고객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주가가 규제 이슈를 선반영했다는 점에서 반등의 토대를 마련했다.
인기 온라인 게임 ‘배틀그라운드’ 정규 리그를 시행한다는 점도 투자심리 개선에 도움을 줬다. 배틀그라운드는 PC방 점유율 1위, 전 세계 동시접속자 수 300만명에 달할 정도로 세계 최고 인기 게임 가운데 하나다.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양한 인기게임에 대해 아프리카TV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E-스포츠리그가 활기를 띠면서 콘텐츠의 질적, 양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망했다.
e-스포츠 인기는 오는 8월 18일부터 9월 2일까지 열리는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을 통해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장원열 신영증권 연구원은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를 공식 시범종목으로 선정했다”며 “국가 대항전임을 고려하면 편파 중계와 같이 기존과 다른 아프리카TV만의 콘텐츠 경쟁력이 빛을 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