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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카와 히로시 도쿄대학 명예 교수는 2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신속하게 종료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BOJ에 금리인상을 독촉한 것이다.
일본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둔화하면서 BOJ가 시장 예상대로 3월이나 4월에 피벗(금융정책 방향 전환)을 선언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완화하면서 BOJ의 정책 변경에 대한 의구심이 고개를 들고 있어서다.
일본 총무성은 변동성이 큰 신선식품을 제외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06.4로 전년 동월에 견줘 2.0% 상승했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이는 12월 기록한 2.3%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시장전망치(1.8%)는 웃돌았다. 상승률만 놓고 보면 지난 2022년 3월(0.8%) 이후 20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찍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CPI 성장률이 작년 11월부터 석달째 둔화하면서 BOJ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 폐기 시점이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일본 경제가 현재 확실한 인플레이션 상태에 놓여 있는 만큼 4월까지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폐기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BOJ는 금융정책 정상화의 전제로 ‘물가 상승률 2%’를 내세웠는데, 2월에는 1월 상승률을 훨씬 웃돌며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에너지 보조금 시행에 따른 기저효과가 나타나는 데다가 3월 노사 임금 협상에서 대기업들이 임금을 대폭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요시카와 교수는 “2년여 간의 데이터가 일본 경제가 뚜렷한 인플레이션 상태에 있으며 더 이상 특별한 통화적 지원이 필요하지 않다는 견해를 뒷받침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BOJ가 정책을 정상화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요시카와 교수가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의 오랜 친구라는 점에서 그의 발언이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고 봤다. 두 사람은 같은 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4월 우에다가 일본은행 총재에 부임한지 한 달 만에 요시카와 교수가 BOJ 자문위원으로 선임됐다.
로이터통신 역시 1월 CPI 상승률이 BOJ의 목표치에 부합하는 만큼 4월까지는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종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1월 CPI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면서 대기업들이 3월 노사 임금협상에서 큰 폭의 임금 인상을 제안하고, 이는 BOJ가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는 길을 열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즈루 카토 토탄 리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월 데이터에서 마이너스 금리 종료를 향한 BOJ의 움직임을 막을 만한 것은 없어 보인다”며 “4월에 (피벗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성장과 높은 인플레이션이 맞물린 점을 지적하며 “BOJ는 2분기 연속 국내총생산(GDP)이 위축되고 민간 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엔화 약세로 스테그플레이션(물가상승 속 경기후퇴)과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 균형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시카와 교수도 “정책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경제 상황이 허락할 때 BOJ가 정책을 정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BOJ는 물가 목표 달성을 확신하기에 충분치 않다며 신중한 자세를 견지했다.
시미즈 세이이치 BOJ 이사는 28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2% 물가안정 목표 전망에 대해 “현재로서 확신이 충분치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규모 통화완화 정책에 대해서는 “정책의 성과가 보이는 대로 수정하겠다”며 “특히 임금 추이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