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모(76) 씨는 21일 연합뉴스TV를 통해 “인천 계양경찰서에서 전화가 왔어요. (가방을) 열차에 두고 온 거지… 검암역 유실물 센터에다 내가 전화를 했어요. 노트북, 그 외에 뭐 들었냐(고 묻길래) ‘USB하고 그런 거 들었어요’(라고) 그랬더니 ‘예 맞습니다. 찾아가세요’(라고 하더라). 마음이 얼떨떨해가지고…”라고 말했다.
|
사진 속 A4 용지에는 연락처와 함께 “12월 8일 오후 7시 30분경에 계양역 도로 옆에 노트북이 든 백팩을 그냥 두고 승용차로 귀가해 백팩을 분실하였습니다”며 “노트북에 저장된 내용은 공공기관, 산업체, 건물 등 약 16년 동안 업무를 수행한 내용들이 저장돼 있습니다”라는 글이 담겼다.
“이 몸의 나이가 76인 노인”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사람 한 명 살린다는 마음으로 돌려주시면 그 대가는 분명히 후사하겠습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잃어버린 가방 속) 여러 개의 USB에는 먼저 세상 떠난 집사람 관련 내용과 집사람이 사용한 전화기 등 이 사람이 생활에 필요한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라며 “제발 살려주십시오”라고 간절히 부탁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누리꾼은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고 씨는 지난 8일 충남 서산 출장을 갔다가 김포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계양역에서 아들 차를 타면서 길가에 놔둔 가방을 잃어버린 것으로 전해졌다.
고 씨와 49년을 함께 한 그의 아내는 유방암으로 투병 생활을 하다 2021년 10월 갑자기 쓰러진 뒤 73세 나이로 숨졌다고.
생전 아내의 모습이 담긴 가방을 찾은 그는 “많은 주위 분들이 계속 힘을 모아주셨기 때문에 그게 그렇게 나타날 수 있는 거예요. 사람의 힘이 알게 모르게 미치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