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전장 훨훨" LG전자,3Q 역대급 실적…연간 최고실적 기대(종합)

최영지 기자I 2023.10.10 16:19:26

잠정실적 발표..매출 20.7조원·영업익 9967억원
"가전·전장 호실적..B2B 사업 성과"
전장사업 연간 매출액 10조원 돌파 예상

[이데일리 최영지 김응열 기자] LG전자가 경기 둔화 및 소비 위축에도 가전과 전장사업 호실적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영업이익을 늘리는 성적표를 냈다. 이미 올해 상반기에만 매출 40조원 이상을 달성한 만큼 하반기에도 TV 콘텐츠 서비스와 기업 간 거래(B2B)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면 연간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LG전자 2022~2023년 3분기 매출·영업익 추이. (자료=LG전자)
LG전자(066570)는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0조7139억원과 영업이익 9967억원을 기록했다고 10일 공시했다. 이는 매출액과 영업익을 각 20조4624억원과 8084억원으로 예측한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성적으로 주력사업인 가전과 미래 성장동력인 전장이 호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회사 관계자는 “영업익은 사업의 질적 가속화에 전년 동기 및 직전 분기 대비 30% 이상 늘어 시장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었다”며 “매출액도 경기둔화와 수요감소가 지속하는 여건 속에서 전년 동기 수준의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호실적은 그간 소비자 대상 사업서 축적해 온 고객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기반으로 자동차부품, 냉난방공조(HVAC) 등의 기업간거래(B2B) 비중을 확대한 결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주력 사업인 가전이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전환하면서 수익성과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시스템에어컨 등 냉난방공조를 앞세운 B2B 비중 확대도 실적을 견인했다. TV 사업은 수요 감소 속에서도 콘텐츠·서비스 사업의 성장을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에 꾸준히 힘을 기울이겠다는 전략이다. 콘텐츠·서비스 사업의 플랫폼 역할을 할 TV 운영체제 웹OS는 2026년까지 3억원 수준까지 늘리는 걸 목표로 삼았다.

비즈니스솔루션 사업은 IT 수요 둔화에 매출과 수익성이 약화됐지만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상업용 디스플레이와 폴더블 노트북 등 프리미엄 IT 라인업을 앞세워 고객경험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신성장동력 가운데 하나인 전기차 충전 사업도 빠르게 육성하고 있다.

전장 사업은 올해 말까지 100조 원대의 수주 잔고가 예상되는 등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LG전자는 전장 사업이 올해 처음으로 연간 매출액 10조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13% 수준이었던 전체 사업 중 전장의 비중을 2030년 20%까지 끌어올려 회사의 성장을 주도하는 새로운 주력사업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LG전자의 마그나 합작 법인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은 헝가리 미슈콜츠에 유럽 첫 전기차 부품 생산기지를 구축하기로 하는 등 전기차 수요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지난 7월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전자 기자간담회에서 기업비전과 사업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B2B 사업의 경우 고정고객들의 수요가 지속돼 불경기 영향을 B2C(기업 대 개인간 거래)보다 덜 받는다”며 “기업들이 B2B에 매진하고 투자하는 이유며, LG전자의 B2B 집중 전략이 성과를 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을 고려하면 꾸준히 수요가 이어질 B2B에 무게를 싣는 기업 전략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앞서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7월 △B2B 영역 성장 △Non-HW 사업모델 혁신 △신사업 동력 확보를 중점 추진하며 가전을 넘어 고객의 다양한 공간과 경험을 연결·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하겠다는 미래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B2B 사업 강화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성공하며 올 하반기에도 긍정적인 실적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 40조4000억원 매출과 2조2000억원 영업이익을 올렸다.

다만 하반기가 가전 비수기인 만큼 전장사업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경기 침체 장기화가 가시화하고 있는 만큼 민간소비 둔화 가능성도 커 가전 매출을 올리는 데 우려 요인이 있다”며 “올해 4분기에 민간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어서 이를 전장에서 보완해줘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이스라엘 전쟁 등 여전히 수요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며 “영업이익 선방 속에도 매출이 크게 커지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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