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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국에 시장 뺏길라…"K9자주포, 세계 1위 지키려면 혁신 필요"

김관용 기자I 2023.05.03 16:57:50

미·독·러 등, 사거리 연장·무인화 등으로 자주포 혁신
K9도 A1·A2 성능개량, 미래 수출시장선 경쟁력 미지수
KIDA, 연구보고서 통해 AI 기반 자주포 혁신 방안 제시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방위산업 수출 효자 품목인 K9 자주포가 미래 세계 자주포 시장에서 지금과 같은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성능개량 수준을 넘어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우제웅·정상윤 연구위원은 3일 ‘현대 전장에서 자주포의 역할과 우리 군 K9의 세계적 위상 및 발전방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개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하고 있는 K9 자주포는 우리 군의 주력 화포다. 1000여문 가량을 운용하고 있다. 특히 국제 시장에서도 인정받아 8개국 수출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에서 운용 중인 현대화된 중형(152·155㎜) 자주포 16종 중 K9 계열 자주포의 시장 점유율은 36%로 1위다. 게다가 2010년 이후 전 세계에서 국외로 수출된 현대화된 155㎜ 자주포 1401문 중 K9 수출 실적은 626문으로 전 세계 수출 자주포의 45%를 차지했다.

향후 수출 전망도 밝다. 현재 세계적으로 중형 자주포 중 노후화로 인한 교체 예상 구식 자주포는 5186문, 성능이 저하되고 있는 구형 자주포는 6479문으로 집계됐다. 견인포의 자주화까지 고려할 경우 상당한 수량의 신규 자주포 도입 소요가 예상된다.

이같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K9자주포의 성능개량이 진행 중이다. 일부 개선된 장비를 장착한 K9A1이 우리 군에 전력화 되고 있다. 이후 K9A2에서는 자동 탄약 공급 장치를 통해 분당 6발의 발사속도를 최대 9발로 개선할 예정이다. 운용병력도 현재 5명에서 3명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한 사업 착수 예산 25억원이 올해 반영됐다. K9은 향후 무인화 기술 등을 적용한 K9A3로 발전할 예정이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지난 2월 폴란드 토룬 포병사격장에서 대한민국이 수출한 K9 자주포 시험사격을 참관한 뒤 마리우슈 부아쉬착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장관과 함께 공동 언론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하지만 이번 KIDA 보고서는 군사 선진국들이 더욱 발전된 체계의 자주포를 내놓고 있어 K9A2 정도의 성능개량만으로는 수출 경쟁력 유지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미국은 ‘M109A7’의 성능개량을 추진하면서 70㎞ 수준으로 사거리 향상을 위해 기존 39 구경장을 58 구경장으로 개선하고, 로켓 보조 발사체와 슈퍼 장약도 개발하고 있다. 자동장전 장치도 개발해 현재 분당 4발의 최대 발사속도를 6~10발로 개선하고 있다.

독일은 무인포탑에 완전 자동화 장전 체계를 갖춰 승무원을 2명으로 감축하는 궤도형 ‘도나(Donar)’와 차륜형 ‘RCH-155’ 자주포를 개발했다. 경량화와 원격제어 기능이 특징으로 세계 최초로 이동 중에도 사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러시아 ‘2S35 칼리챠(Koalitsiya)-SV’의 경우 분당 발사속도가 최대 16발에 달하고, 사거리도 70㎞ 수준이다. 원격 및 무인 포탑 기술이 적용돼 있다.

보고서는 “국방부가 추진하는 ‘국방개혁 4.0’의 인공지능(AI) 과학기술강군 육성 계획에 맞춰 다양한 출처로 수집된 전장상황 데이터와 축적된 경험, 빠른 계산능력을 활용하는 AI 기반 표적획득-결심-타격-평가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70㎞ 수준으로 사거리를 연장하고 동력장치의 혁신을 통한 기동력 증대와 경량 신소재 차체 개발을 통한 방호력 향상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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