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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실사 그 후]②공개된 실사보고서가 전부는 아니다

김도년 기자I 2016.08.10 18:03:46

産銀 "최종 보고서에 자구계획 이행, 3.1조 부실 반영 여부에 따른 시나리오별 재무제표 있다"
채이배 의원 "실사보고서 유출로 정부 신뢰 하락…제한적 공개라도 해야"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공개한 삼정KPMG의 대우조선해양(042660) 실사보고서는 최종 보고서가 아니라 50여페이지 짜리 초안(Draft)이다. 산업은행은 300페이지가 넘는 최종 실사보고서와 함께 다양한 시나리오별 추정 재무제표도 함께 첨부 받았다고 설명한다. 이 자료는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전체적인 추정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 등의 수치는 초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산은측 설명이다.

일각에선 공개된 실사보고서 초안이 최근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지원방안’의 내용과 다르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대·내외 상황이 가장 좋을 때를 가정한 ‘Best Case’와 가장 나쁠 때를 가정한 ‘Worst Case’, 가장 현실적으로 추정한 ‘Normal Case’에 대한 내용이 실사보고서 초안에 없기 때문에 구조조정 정책을 정부 의도대로 짜기 위해 이른바 ‘마사지’를 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산은 관계자는 10일 “최종 실사보고서에는 베스트, 워스트, 노멀 케이스란 명칭을 붙인 수치는 나오지 않지만 회사가 제시한 재무제표에서 실사 결과 파악된 3조 1000억원의 부실을 반영했는지 여부, 자구계획이 정상적으로 이행됐는지 여부 등의 변수를 반영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추정한 재무제표는 있다”며 “이를 토대로 구조조정 정책 방향을 수립하는데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즉 최종 실사보고서에는 △회사가 제시한 재무제표 △회사가 제시한 재무제표에서 자구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시나리오를 반영한 재무제표 △회사가 제시한 재무제표에서 실사 결과 파악된 부실을 반영한 재무제표 △회사가 제시한 재무제표에서 실사 결과 파악된 부실을 반영하고 자구계획도 순조롭게 진행되는 시나리오를 반영한 재무제표로 나눈 추정 재무제표들이 있다는 것이다. 각각의 추정 재무제표들에 베스트, 워스트, 노멀이란 이름을 붙이진 않았지만 그에 해당하는 내용은 담고 있는 셈이다.

자료 : 삼정KPMG 대우조선 실사보고서, 홍익표 의원 공개 ‘대우조선 정상화 지원 방안’
홍 의원이 공개한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지원방안’에서 노멀 케이스 관련 수치만 놓고 보면 실사보고서 상 수치와 대체로 일치한다. 2016년과 2017년 영업이익(4653억원, 1252억원), 당기순이익(2802억원, 59억원), 부채비율(2057%, 2123%) 등이 삼정KPMG 실사보고서상의 수치와 같다. 또 △신규 수주 목표치 연 110억~120억불 달성 △건조공정의 차질없는 진행 △수주선박의 정상 인도 △채권금융기관과 기존 거래 유지 등을 가정한 것도 삼정KPMG가 실사 결과를 도출한 가정과도 같다.

다만 채권은행의 유동성 지원액을 판단하는 핵심적인 재무지표인 현금부족액은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지원방안’에서는 2016년 수치만 연중 최대 현금부족액 4조 1636억원으로 기술하고 2017년 수치는 기말 현금부족액으로 쓰고 있다. 유동성 지원액은 자금 부족이 몰리는 기간의 최대 부족자금을 기준으로 지원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기말 부족자금에 대한 정보만 실사보고서에 기록돼 있을 뿐 연중 부족자금에 대한 정보는 누락돼 있어 이를 추가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될 수 있다.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은 “대우조선 부실의 책임소재 파악을 위한 국회의 자료제출 요구에 대해 정부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실사보고서 등 문건이 유출되는 것은 정부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뿐”이라며 “완전 공개가 곤란하면 열람을 허용하는 등 제한적인 공개라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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