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KDI가 내놓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3.0%에는 세 가지 단서가 붙어 있다. 첫 번째는 세계경제가 올해(3.1%)보다 높은 3.6% 성장을 하고, 두 번째는 유가(두바이)가 올해보다 12% 가량 하락한 연평균 배럴당 45달러 내외 수준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원화가치는 큰 변동이 없다는 전제 조건이 충족했을 때를 가정한 것이다.
하지만 KDI는 첫번째 전제로 내건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과 관련해 “3.6%를 하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만약 세계경제 성장률이 올해 수준이라면 2.6%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사실은 조동철 수석이코노미스트와 김성태 연구위원의 입을 빌어 밝혔다. 게다가 KDI는 중국의 경제불안, 미국의 금리인상 등 G2 리스크가 성장률을 더 떨어뜨릴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KDI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에 발표된 민간 경제연구소의 전망치와 비교해봐도 꽤 높다. 앞서 현대경제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은 각각 2.8%와 2.7%를, 한국경제연구원은 2.6%를 내년 성장률 전망치로 내놨다.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모조리 2% 중후반대를 제시하는 가운데 기획재정부(3.3%)와 한국은행(3.2%), KDI(3.0%) 등 정부·기관들만 3%대를 고수하고 있다.
KDI가 올해처럼 일단 높은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고 추후에 대폭 내려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DI는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5%에서 3.0%로 내린 뒤 이번에 다시 2.6%까지 대폭 낮췄다. 반기마다 0.5%포인트 안팎으로 달라지는 전망치는 다른 기관과 비교하면 민망한 수준이다.
LG경제연구원은 다음주중 수정 전망치를 발표한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아직 하향조정 여부를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내년 세계경제가 나빠질 조짐이 보여 기존 전망치(2.7%)를 다소 수정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3%를 넘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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