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환수한 16세기 '독서당계회도' 보물 됐다

이윤정 기자I 2023.04.28 15:19:42

실경산수화 양식…역사적·미술사적 가치 높아
'금동관음보살좌상' 등도 보물 지정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지난해 미국에서 환수한 16세기 ‘독서당계회도’가 보물이 됐다.

문화재청은 28일 조선 중종대 계회 그림인 ‘독서당계회도’를 비롯해 안성 청룡사 ‘금동관음보살좌상’ ‘수능엄경의해 권9~15’ ‘이항복 해서 천자문’ 등 고려시대 불상과 전적문화재 총 4건에 대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했다.

독서당계회도(사진=문화재청).
‘독서당계회도’는 1516년부터 1530년까지 독서당에서 사가독서를 했던 현직 관료들의 모임을 기념해 그린 작품이다. 주인공들이 한강에서 뱃놀이하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으로 실경산수화의 시원 양식을 유추케 한다는 점 등에서 역사적, 미술사적 가치가 높다. 보물로 이미 지정되어 있는 다른 계회도 13점과 비교해 시기적으로 두 번째로 제작된 작품이다. 하지만 후대 제작된 계회도의 전형적인 형식인 상단 표제·중단 그림·하단 좌목 형태로는 제작시기가 가장 앞서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안성 청룡사 금동관음보살좌상(사진=문화재청).
‘안성 청룡사 금동관음보살좌상’은 고려 후기(14세기)에 제작된 보살상이다. 다소 좁고 왜소한 어깨, 긴 허리, 높은 무릎 등의 표현은 고려 후기에서 조선 전기로 넘어가는 과도기의 변화하는 전통양식을 보여주는 귀중한 연구자료다. 또한 보살좌상이 대부분 나무로 만들어진 데 반해 드물게 금동으로 제작됐다. 복장에서 발견된 중수발원문에 보이는 기록을 통해 그 내력을 확인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

‘수능엄경의해 권9~15’는 해당 경전의 간행시기·간행처, 간행자 등을 적은 각 권말의 간기(刊記)를 통해 조선 세조 8년(1462) 간경도감에서 경판을 만들어 간행된 사실을 알 수 있다. 전 30권 판본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비교적 많은 양을 온전하게 갖추고 있다.

‘이항복 해서 천자문’은 1607년(선조 40) 이항복(1556~1618)이 손자 이시중(1602∼1657)의 교육을 위해 직접 써서 내려준 천자문이다. 총 126면의 분량으로, 본문 125면과 발문 1면으로 구성돼 있다. 한 글자가 약 8cm로 가장 크고, 시기도 가장 이른 육필 천자문이다. 또한 한자 밑의 한글 음과 뜻은 이 시기 한글 변천을 연구하는 데 있어 중요한 국어사적 자료로 평가된다.

‘수능엄경의해 권9~15’(사진=문화재청).
‘이항복 해서 천자문’(사진=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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