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고 발생 당시 인근에 설치된 산불감시용 CCTV 속 영상에서 헬기는 그리 높지 않은 상공을 비행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더 진행하지 못하고 멈춰서다시피 하더니, 제자리에서 2~3바퀴를 빙글빙글 돌고 그대로 추락했다.
전문가들은 영상 속 장면을 토대로 헬기 꼬리의 회전날개가 고장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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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영 인하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헬기가 제자리에서 돌았다고 하는 건 테일 로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엔진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고 보이지만, 테일 로터 혹은 테일 로터로 가는 동력계통에 문제가 생겼다고 추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윤식 가톨릭관동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도 영상을 보고 “테일 로터가 손상되거나 연결된 동력전달축이 손상되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분석은 사고 원인이 조종사의 과실일 가능성보다 기체 결함일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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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사고 헬기가 ‘노후 헬기’로 알려진 것에 대해 “항공기는 제작 후 기본 50~60년을 사용할 수 있게 설계가 돼 있다”며 “자동차의 리콜 개념처럼 항공기 역시 20년 동안 보강·보완하고 신뢰할 만한 항공기가 되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사고 헬기는 미국 시코르스키사(社)의 S-58JT 기종으로 1975년 2월 17일 제작됐다.
한편 전날 오전 10시 55분쯤 강원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명주사 인근 야산에서 산불 진화용으로 임차해 운용 중이던 헬기 1대가 추락해 탑승자 5명 전원이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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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륙 전 접수된 비행 신고서엔 A씨와 B씨만 탑승한다고 기록되어 있었지만, 실제 탑승 인원은 5명이었다. 사망한 C씨는 주유 담당 정비사로 파악됐다.
이날 경찰은 신원 미상이었던 2명을 동승탑승차량 지문 채취를 통해 신원을 확인했다. 이들은 경기도에 주소지를 둔 56세·53세 여성으로, 다만 두 사람이 헬기를 탑승한 이유와 사망자 간의 상호 관계에 대해선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