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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홍채인증…은행 이어 카드에서도 퇴출

전선형 기자I 2021.10.14 16:21:19

롯데카드, 16일이후 서비스 종료...이용률 0.1%
인증 가능한 모바일 기기 사라진 탓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금융권에서 홍채인증 서비스가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홍채인식이 가능한 모바일기기 생산 중단, 이용률 저하 등으로 금융사들이 관련 서비스 종료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오는 16일 모바일앱(어플리케이션) 업데이트를 하면서 홍채인식 로그인서비스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 롯데카드의 홍채인식 로그인서비스는 지난 2018년 첫 시작됐는데, 이번 종료로 인해 약 4년여 만에 자취를 감추게 됐다.

홍채인식 로그인서비스는 어플리케이션(앱)에서 본인인증 로그인을 할때, 비밀번호를 누를 필요없이 이용자의 홍채를 휴대폰 카메라로 읽어 로그인하는 방식이다. 카드사들은 앱 로그인, 은행권에서는 앱 로그인 및 이체 서비스에 활용해왔다.

롯데카드는 홍채인식 로그인서비스를 중단하게 된 것에 대해 0.1% 수준의 낮은 이용률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이번에 종료하는 홍채인증 서비스 같은 경우 최근 출시 기종에 이를 지원하는 기종도 없을 뿐더러, 이용률도 현저히 낮다”며 “대부분의 고객들이 앱을 로그인할 때는 앱카드 인증이나, 생체인증(페이스아이디, 지문)을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카드사들도 롯데카드와 같은 이유로 홍채인식 로그인서비스 유지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지긴 마찬가지다. 신한ㆍ우리ㆍ삼성카드 등의 카드사들은 ‘이용자가 남아있어 당장 없애지는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대부분의 이용률이 1% 이하로 현저히 낮은 상황이다.

은행들은 카드사보다 빨리 홍채인식 서비스를 종료했다. 신한·하나·우리은행은 지난해 8월 홍채인증으로 모바일뱅킹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종료했고, KB국민은행도 지난해 12월 KB스타뱅킹과 리브부동산에서 홍채인증 로그인서비스를 종료했다.

금융사들은 ‘서비스를 유지하고 싶어도 지원하는 단말기가 줄어들어 유지가 불가능하다’고 토로한다. 홍채인증은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에 탑재돼 왔다. ‘세계 최고 보안성을 가진 기술’이라는 설명과 함께 삼성전자는 2016년 출시한 갤럭시노트7부터 홍채인식을 적용했다. 하지만 2019년 갤럭시S10부터 갑자기 이 기능을 제외했다. 공식적인 이유는 나오지 않았지만, 지문인식에 비해 사용률이 낮은 데다 부품 가격 등이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사용가능한 단말기가 줄어들고 있어 시중은행 대부분은 홍채인식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용자가 적은데, 서비스를 유지하게 되면 비용이 더들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의 홍채인식 서비스가 자취를 감추게 되면서 기존 서비스 이용자들은 다소 불편을 겪고 있다. 새롭게 지문을 등록하거나, 일일이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변경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소비자는 “금융사들은 매번 새로운 서비스가 나왔다면서 이용을 유도하더니, 몇 년도 안 돼 사라지는 게 부지기수”라며 “최근 한 카드사에선 목소리로 인증이 가능한 서비스까지 내놨지만,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이용률이 적을 걸 알면서도 신기술을 홍보하기 위해 소비자들만 불편을 겪게 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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