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T커머스 4년, 시장 키우고 상생 늘렸다

김현아 기자I 2016.12.19 15:59:59

2012년 KTH 실시이후 230억 최급고, 올해 7천억 성장
KTH, 쇼핑엔티, 신세계TV쇼핑, SK브로드밴드, 더블유쇼핑 등 공정거래확립 공동선언
기존 홈쇼핑(32%)보다 판매수수료율(25%) 저렴
중소제품 편성도 87%..홈쇼핑(63%)보다 많아
과당경쟁 우려 여전..옴니채널 등 차별화로 활성화해야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TV로 양방향 쇼핑이 가능한 T커머스(데이터 홈쇼핑)가 올해 3월 10개 사업자 재허가를 계기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T커머스는 2012년 8월 KTH가 실시간 방송을 시작했지만 서비스 첫해 취급고가 230억 원에 불과했는데 올해는 7000억 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아직 15조 원에 달하는 기존 TV홈쇼핑에 비해선 매출규모가 열악하지만 방송과 ICT기술의 융합 및 양방향성이 보장된 디지털 환경이 조성됨에 따라 시장 전망은 밝다.

19일 KT계열 KTH,태광계열 쇼핑엔티, 이마트 계열 신세계TV쇼핑, SK텔레콤 자회사 SK브로드밴드, 미디어윌홀딩스 자회사 더블유쇼핑 등 비홈쇼핑 계열 5개 T커머스 사업자들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한국T커머스협회(회장 오세영 KTH대표) 창립 1주년 행사를 갖고 중소기업과의 상생과 과당경쟁 지양을 골자로 하는 자율실천규범을 선언했다.

T커머스는 1등 기업 KTH를 제외하곤 대부분 적자다. 기존 TV홈쇼핑과 함께 서비스하는 홈쇼핑 회사들(GS홈쇼핑, CJ오쇼핑, 현대홈쇼핑, 우리홈쇼핑, NS홈쇼핑)외에는 대부분 올해부터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KTH는 그간KT그룹 내부 솔루션 사업에 집중해 왔는데 T커머스 사업을 키운 결과 올해 3분기 영업이익(18억 원)이 전년대비 157.3% 증가했다. 국내 T커머스 시장점유율 1위 달성을 인정받아 1등 KT그룹 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T커머스는 브랜드 파워가 약한 중소기업들에게는 스마트 리테일 유통의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T커머스의 판매수수료율은 평균 25% 수준으로 기존 TV홈쇼핑의 32%에 비해 저렴하다. 또한 T커머스사업자의 중소제품 평균 방송편성비율은 87%로 TV홈쇼핑 중소제품 평균 방송편성비율(63%)보다 훨씬 높다.

중소기업청 이병권 과장은 “T커머스는 양방향성이 보장되고 재고 부담률도 낮은데다 판매 가능한 상품 수의 제한이 없어 다품종 대량 판매가 가능하다”며 “이는 중소기업 제품 판로 확대에 이점이 된다”고 말했다.

납품 업체 상품재고 확보량은 T커머스의 경우 업계 평균 최소 300개~1000개인 반면, TV홈쇼핑에 납품하는 상품재고 확보량은 업계 평균 최소 4000개~1만 개에 달한다. 재고가 소진되지 않을 때 전량 납품 업체 손실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T커머스가 TV홈쇼핑보다 더 친중소기업 매체인 것이다.

▲최근 3년간 TV홈쇼핑사업자와 T커머스사업자 중소제품 편성비율 현황(단위: %, 출처: 중소기업청)
▲TV홈쇼핑과 데이터홈쇼핑 판매수수료 현황(최근 3년간)(단위 : %, 출처: 중소기업청)
이날 (사)한국홈쇼핑상품공급자 협회(회장 이창한)와 (사)한국T커머스협회(회장 오세영)는 ‘상생협력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식 행사를 갖기도 했다. 양측은 홈쇼핑 시장의 공정거래 질서 확립과 부당거래 근절을 통해 건전홈쇼핑 유통 생태계 조성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다만, 10개나 되는 T커머스 사업자 수나 과도한 송출 수수료, 커머스 플랫폼의 모바일 강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기존TV홈쇼핑과의 차별화나 옴니채널로서의 가능성 등은 숙제로 꼽힌다.

이병권 과장은 “TV홈쇼핑과 T커머스 사업은 국가 면허사업인데 1개 사업자에게 2개의 동일 면허를 부여하는 게 옳은 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재섭 남서울대 교수는 “TV홈쇼핑 7개사, T커머스 10개사 등 17개나 되는 사업자가 경쟁하는 TV기반 쇼핑 시장에서 해외 진출이 가능하려면 T커머스협회와 기존 홈쇼핑협회가 통합하는 등 서로 상생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T커머스 화면을 몇 %로 한다든지, 상품 종료 표시를 해야 한다든지 하는 규제는 기술적으로 문제 없고 불공정 이슈가 아니라면 정부가 꼭 고수해야 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시훈 계명대 교수는 “SK브로드밴드가 T커머스 채널을 자사 채널을 런칭시키지 못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경식 미래창조과학부 방송진흥정책관은 “T커머스가 아직은 성장기이지만 IoT나 빅데이터를 도입해 소비자에게 다양한 맞춤 서비스를 하고 우수 중소기업의 판로 확대와 해외 진출도 하고 있다”면서 “중소기업 부당거래 근절 등을 위한 자율실천 규범은 좋은 의미다. 정부도 지원 정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국T커머스협회 창립 1주년 행사에는 김성원 의원(새누리당, 정무위), 이창한 한국홈쇼핑상품공급자협회장, 조경식 미래부 국장, 오세영 KT하이텔 대표이사(한국T커머스협회장), 김군선 신세계티비쇼핑 대표이사(한국T커머스협회 부회장), 민택근 쇼핑엔티 대표이사, 김명섭 더블유쇼핑 대표이사, 유창완 SK브로드밴드 본부장 등이 참여했다.

◇용어설명

T커머스는 방송법상 데이터방송이다. 방송사 채널을 이용해 문자, 숫자, 도형, 이미지 등 데이터를 위주로 영상·음향 등을 조합해 송신한다. 소비자 입장에선 실시간 TV홈쇼핑과 큰 차이를 못 느끼지만 방송법상 동영상 크기가 화면의 2분의 1로 제한되고 실시간 방송편성이 안 된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