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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26년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AI 투자 확대, 지정학적 리스크, 관세 정책 등 글로벌 인플레이션 요인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물가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반영해 추정한 필립스곡선 분석 결과,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1%포인트 상승하면 국내 물가는 약 0.2%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글로벌 물가 상승은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국내 물가에 직접적으로 파급될 수 있다”며 “주요국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환율 변동을 통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2022년 하반기를 정점으로 둔화해 왔다. 올해도 대체로 안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수요·공급·정책 측면에서 다양한 상방 리스크가 잠재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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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측면에서는 주요국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양호한 점이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꼽혔다. 최근 정보·기술(IT) 경기 호조와 완화적인 통화·재정 정책 영향으로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경제 성장세가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은의 분석 결과, 선진국과 신흥국의 GDP 갭(실제 성장 수준이 잠재 성장 수준보다 얼마나 높은지를 나타내는 지표)이 동시에 플러스(+)인 경우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크게 확대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확장적인 재정 정책도 물가의 변수로 지목됐다. 주요국 정부가 지출 확대 등 확장적 재정 기조를 유지할 경우 경기에는 도움이 되지만 기대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요국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물가 목표 수준을 웃돌고 정부 부채도 높은 상황에서 재정 건전성 우려가 커질 경우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 측면에서는 AI 투자 확대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주요 요인 손꼽혔다. 최근 데이터센터 구축 등 AI 관련 투자가 빠르게 늘면서 반도체와 천연가스, 비철금속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은 “AI 관련 수요 증가가 고성능 반도체 수요 확대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고, 전력망 구축 확대 등으로 비철금속 수요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국제유가가 크게 상승한 것도 물가 압력을 키운다. 중동의 유가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정책 측면에서는 보호무역 정책과 미국 관세 정책의 영향이 주요 리스크로 지목됐다.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주요국에서 강화된 자국 우선주의 산업정책은 공급망 분절화를 심화시키고 생산 비용 상승을 초래해 중장기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도 큰 변수다. 미국 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 이후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관세 대상 품목이 확대되거나, 관세율이 높아질 경우 미국 내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재화 가격 상승이 서비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러한 영향이 물가가 목표 수준을 웃도는 국면에서는 더 크고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관련 리스크 요인이 여전히 상존하는 만큼 주요 리스크의 전개 상황과 그에 따른 국내 물가 영향을 점검하면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반영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