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경기주택도시공사(GH)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경기주택도시공사(GH) 홈페이지에는 남양주 ‘다산신도시(지금지구) 업무용지 공급 사전 안내’가 올라왔다. 해당 용지는 다산신도시 지금지구 업무시설용지 다섯 필지(업무 4-1, 4-2, 4-3, 4-4, 4-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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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알산업이 진행 중인 주요 프로젝트로는 △안성일죽 A·B부지 물류시설 신축공사(계약자산 109억959만원) △의정부고산 S6BL 아파트(80억3121만원) △파주와동 A1BL 아파트(63억1956만원) △의왕초평 아파트 1공구(61억404만원) △고덕강일 13단지 아파트(22억2500만원) 등이 있다.
케이알산업은 지난 6월 8일 지금지구 업무용지를 모두 공급예정금액(최저가)보다 2배 이상 높게 받았다.
애초 필지별 공급예정금액은 △업무 4-1 99억8277만원 △업무 4-2 92억2260만원 △업무 4-3 216억1908만원 △업무 4-4 121억5278만원 △업무 4-5 131억4706만원이다.
다만 케이알산업이 필지별로 낙찰받은 금액은 △업무 4-1 210억6366만원 △업무 4-2 228억7204만원 △업무 4-3 495억769만원 △업무 4-4 286억8056만원 △업무 4-5 323억4178만원이다. 다 합치면 1544억6575만원에 이른다.
입찰에 들어오는 업체는 입찰금액(공급예정금액이 아님)의 5% 이상을 ‘입찰보증금’으로 내야 한다. 케이알산업이 입찰보증금으로 지불한 돈은 77억원 남짓(총 1544억6575만원의 5%)이다.
77억원은 케이알산업 작년 한 해 영업이익(207억993만원)의 37% 규모다. 또한 작년 말 기준 회사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1304억1814만원)의 5.9%에 이르는 액수다.
그런데 케이알산업은 기간 내(지난 6월 15~16일) 경기주택도시공사와 계약체결을 하지 않아 낙찰이 무효처리 됐다. 회사가 땅을 낙찰받았던 6월과 비교해 공사비, 이자비용이 크게 늘어나다 보니 사업성이 예상했던 수준보다 안 나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상 최저 수준(연 0.50%)이던 기준금리를 지난해 8월부터 수차례 인상했다. 지난해에는 8월과 11월에 인상했으며, 올해에는 사상 첫 4회(4월, 5월, 7월, 8월) 연속 기준금리 인상 기록을 남겼다.
올해 1월과 4월, 5월에는 각각 0.25%포인트(p)씩 올렸으며 지난 7월에는 0.5%p 올려 사상 첫 ‘빅스텝’을 단행했다. 8월에도 0.25%p 인상했다. 현재 기준금리는 2.50% 수준이다. 금리가 치솟으면 이자비용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출금리는 은행에 담보 제공한 선순위 대출인데도 만기 3~5년 고정금리가 4%대에 이른다”며 “이전에 2%에 자금을 조달했던 업체들이 4%대 이상에 돈을 빌릴 경우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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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가격 상승률을 보면 합판 거푸집(12.83%)이 두자릿수 올랐고, 전력케이블(3.8%)과 창호유리(0.82%) 등도 일제히 가격이 인상됐다. 건축목공(5.36%), 형틀목공(4.93%), 콘크리트공(2.95%) 등 노무비도 올랐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현재 금융권에서는 개발사업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거의 안 해주는 분위기”라며 “부동산 경기가 불과 몇 달 새 급격히 얼어붙은 데다, 공사비와 금리가 크게 올라버려서 ‘죽음의 계곡’을 건너는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경기주택도시공사는 케이알산업이 ‘기권’함에 따라 다음 달 둘째 주쯤 재입찰을 진행해서 낙찰자를 새로 정할 계획이다.
경기주택도시공사 관계자는 “이번주 중 (재입찰을 위한) 공고문이 올라갈 것”이라며 “최저가 등 매각조건은 종전 수준과 동일하다”고 말했다.
다만 케이알산업은 이 땅을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은 상태다. 부동산경기 악화로 입찰가격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특히 회사 내부에서 보증금 포기에 대한 비판이 많았던 만큼 저렴한 가격에 다시 낙찰받으려고 재도전할 가능성도 있다.
케이알산업 관계자는 “기존에 낙찰받은 가격으로는 수익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다음 달 재입찰에 다시 들어갈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