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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에 훅 간다” 여야에 내려진 ‘말실수 주의보’

김유성 기자I 2022.03.02 16:13:59

민주당, SNS 주의보 '개인플레이' 자제 당부
국민의힘, 최대한 구설수 피하는 전략 사용
여야 공통 걱정은 '후보들의 말 실수'

[이데일리 김유성 배진솔 기자] 초박빙 대선이 계속되면서 여야 대선 캠프에 ‘말실수 주의보’가 떨어졌다. 후보는 물론 소속 의원과 당원들에게까지 ‘실언을 주의하라’는 당부가 이어지고 있다. 대선 막판까지 혼전 양상을 보이는 상황에서 뜻하지 않은 실수 하나가 당락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일 서울 명동에서 열린 ‘3·1정신으로 여는 대한민국 대전환!’ 서울 집중 유세에서 지지자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 지난달 27일 의원총회에서 소속 의원들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 자제를 권고했다. 우 본부장은 “문제가 될 만한 건 올리지 말라”면서 “막말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속 의원들의 ‘개인 플레이’가 자칫 선거 판을 흐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도 군기 반장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그는 당 내부에서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외모 품평 등 도를 넘는 언사가 나올 때마다 “국민의 눈높이와 정서에 맞는 글과 말을 써주길 엄중하게 당부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당내에는 이재명 후보의 혹시 모를 실언을 걱정하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 즉흥 연설로 공격받을 빌미를 제공한 전례가 있어서다. 지난달 23일 유세 현장에서 이 후보는 윤 후보를 겨냥해 “겁대가리 없이”라고 표현했다. 같은 달 25일 열린 대선TV토론에서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6개월 초보’라고 말했다가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에게까지 비판을 들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신촌점 유플렉스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권투인 홍수환 씨에게 선물 받은 챔피언 글로브를 끼고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정치 입문 직후 ‘세상 물정 모른다’라고 비판 들었던 윤 후보도 최근 신중해진 모습이다. 구설에 오르지 않도록 최대한 주의하고 있다.

지난 1일 오전 윤 후보 측은 공식 트위터에 우크라이나를 응원하는 메시지가 올렸다가 3시간만에 삭제했다. 같이 첨부된 ‘화난 감귤’ 사진이 전쟁을 희화화 한다는 비판을 받자 급히 내린 것이다.

국민의힘 소속 당원이나 의원들의 SNS 활동도 신중해졌다. 권영세 선대본부 총괄본부장으로부터 ‘사감을 뒤로 해달라’라고 요청 받았던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는 이번주 들어 일상적인 유세 활동이나 이재명 후보에 대한 비판만 올리고 있다. 국민의당과 각을 세우며 대립했던 지난달과는 다소 다른 모습이다.

국민의힘도 윤석열 후보의 말 실수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유세 현장에서 윤 후보의 발언 역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윤 후보는 유세현장에서 여당을 겨냥해 ‘버르장머리 없다’고 하거나 ‘좌파 혁명’등의 민감한 단어를 쓰고 있다.

과거 바른미래당 대표이자 국민의힘 광주·전남 선대본부장을 맡은 박주선 전 의원은 “(윤 후보가)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은 ‘앞서 있다’는 자만에 따른 말 실수”라면서 “말 실수를 하지 않는 걸 거듭 강조해도 모자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2일 열리는 대선 토론에서 누가 말실수를 줄이느냐에 따라 남은 대선 기간 지지율의 향방이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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