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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위는 6일 `개인정보 보호·활용 기술 연구개발(R&D) 발전방향` 온라인 토론회를 개최했다. 최영진 개인정보위 부위원장은 이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이용한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데이터 활용 수요가 증가했고, 이에 따라 개인정보 보호 중요성도 커졌다”며 로드맵 마련 배경을 설명했다.
개인정보위는 수요조사와 전문가 검토를 거쳐 11개 핵심기술과 37개의 세부기술을 우선 확보할 개발 대상 기술로 선정한 상태다.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포함해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최종 로드맵을 확정, 오는 11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내년부터 △온라인 활동기록 통제 기술 개발 및 검증 △대화형 텍스트 데이터 내 개인정보 탐지 기술 △영상 데이터 내 개인정보 탐지 및 동일객체 연결 분석기술 △실시간 트랜젝션 데이터의 가명 익명처리 기술 등 4개 과제가 우선 추진된다. 과제당 약 7억원으로 총 30억원 상당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심동욱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데이터안전활용단장은 “내년 1월 신규과제 공고를 시작해 3월 과제 선정평가 및 연구개발기관 선정을 거쳐 4월부터 본격적으로 과제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개인정보위가 전체적인 기술정책을 총괄하고, KISA는 R&D 전담기관으로서 과제를 기획하고 성과 관리를 진행하는 역할을 맡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자리에선 영지식 증명, 동형암호, 정보주체 동의·이력 관리 등 기술 동향과 향후 R&D 추진 전략에 관한 발표도 진행됐다. 영지식 증명은 증명자가 원본값이나 데이터를 노출하지 않고도 해당 내용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는 기술이다. 분산ID(DID) 신원인증 시스템, 비밀투표 등에 활용 가능하다.
예를 들어 신분 확인 시 구체적인 나이를 노출하지 않으면서 만 19세 이상의 성인임을 증명하는 식이다. 한국은행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활용될 경우 누가 얼마나 거래하는 지를 감춘 채 정상거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오현옥 한양대 교수는 “정부가 보유한 수많은 데이터를 그냥 공개하면 프라이버시 침해 소지가 있지만, 영지식 증명 기술을 활용해 민간기업에 개방한다면 데이터 활용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면서도 “아직 응용 부문에서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기에 서비스 개발과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촉구했다.
데이터를 암호화한 후 복호화하지 않고 연산할 수 있는 기술인 동형암호의 활용도도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준범 크립토랩 이사는 “안전성이 보장되면서 현존하는 기술 중 프라이버시 보전 데이터 분석에 가장 적합하다”며 “지난해 세계 최초로 동형암호 상용화에 성공해 235만명의 신용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효과를 입증했다”고 말했다.
다만 동형암호는 평문 대비 연산속도가 1000배 이상 느리고, 데이터 규모가 2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문제가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R&D가 필요하다는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