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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김보겸 기자] 조지 부시,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그리고 조 바이든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미 행정부가 3번 교체되는 동안 진행되며 미 역사상 가장 긴 전쟁이자 ‘영원한 전쟁’으로까지 불린 아프간전이 20년만에 공식 종료했다.
“미국이라는 코끼리가 이슬람 모기에 쓰러졌다”는 탄식이 나오는 가운데 20년만에 아프간을 다시 장악한 탈레반은 자축하는 분위기다. 전쟁은 일단 종지부를 찍었지만 탈레반 치하 아프간이 마주할 과제는 만만치 않다.
◇20년 전쟁 마침표 찍은 미군, 철군 마쳐
현지시간 30일 오후 11시 59분, 미 국방부는 아프간 주둔 미군이 카불 공항에서 완전히 철군했다고 밝혔다. 애초 예고한 철군 시한인 31일을 불과 1분 앞두고서다.
탈레반 조직원들은 승리를 자축했다. 카불 공황을 포위하던 조직원들은 어둠 속에서 마지막 미군 수송기가 이륙하는 장면을 지켜보며 허공을 향해 축포를 쏘아 올렸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미군이 카불 공항을 떠났다. 우리나라는 완전한 독립을 얻었다”고 선언했다. 또 다른 대변인 모하마드 나임도 “마지막 외국군이 아프간을 떠났고 우리는 자유를 얻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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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에 친미 정부를 세우고 지난 2011년에는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는 데도 성공했지만, 예상과 달리 전쟁은 20년이나 지속했다. 2001년 산악 지대로 후퇴한 탈레반이 지방 도시를 거점으로 삼아 게릴라전 등을 통해 미군에 끈질기게 대항한 탓이다.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 …아프간이 직면한 위기도
미군은 철수했지만 아프간전은 실질적으로 결코 끝나지 않았다는 게 중론이다. 아프간 전역이 20년 전쟁으로 피폐해진 데다 무장 조직 탈레반이 정권을 잡은 탓이다. 탈레반의 아프간 현지인 보복, 여성 인권 탄압 등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미국이 이를 수수방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동안 전쟁 억제가 이어진 ‘세계의 화약고’ 중동이 다시 출렁일 수 있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아프간 사태의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그는 미군 철군 과정에서 탈레반이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정권을 잡으면서 정치적으로 수세에 몰려 있다. 공화당 일각에서는 탄핵 주장까지 나올 정도다.
이런 와중에 바이든 대통령이 탈레반 정권과 어떤 식으로 관계 설정에 나설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모인다. 특히 중국, 러시아 등 미국과 적대적인 강국들이 탈레반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이라는 점에서 더 관심이 쏠린다.20년 전쟁으로 피폐해진 아프간이 무장조직 탈레반 수중에 떨어지며 갖가지 위기에 봉착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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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으로 아프간은 기후변화에 따른 극심한 가뭄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아프간 지역 곡물의 40%가 손실됐다. 전쟁이 길어진데다 가뭄까지 겹치면서 아프간인들이 제때 농작물을 심지 못했기 때문이다. 밀과 기름 가격도 25% 오르는 등 물가 상승 압력도 커지고 있다. 구호기관이 보유한 식량 재고도 내달 말이면 바닥날 것으로 보인다. 카불대학의 한 교수는 뉴욕타임스(NYT)에 “전쟁이 기후변화를 악화시켰다”며 “지난 10년간 국가 예산의 절반 이상이 전쟁에 투입됐다”고 지적했다.
경제 위기에 기후변화가 겹치면서 아프간에 대규모 기아 사태가 닥칠 것이란 경고도 나온다. WFP는 아프간인 3분의 1에 해당하는 1400만명이 이미 기아에 직면했으며, 날씨가 추워지면 위기가 더 악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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