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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경영비리' 신동빈 징역 14년 구형…辛 "朴 판결 동의 못해"(종합)

송승현 기자I 2018.08.29 16:18:23

檢 "재벌 법 따로 없다…정의롭지 않은 결과 되풀이 안돼"
辯 "절대권력자 '박근혜·신격호' 행위에 소극적 가담"
신격호·신영자 10년 등 롯데 총수일가 모두 중형 구형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9일 서울고법 항소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한광범 송승현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공여와 수천억원대 경영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동빈(63) 롯데그룹 회장에 대해 검찰이 징역 14년을 구형했다. 신 회장 측은 “절대권력자에게 소극적으로 휘말린 것뿐”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검찰은 29일 서울고법 형사8부(재판장 강승준) 심리로 열린 롯데 총수일가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대한민국은 재벌을 위한 형사법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가벼운 형을 선고받는, 정의롭지 않은 결과가 되풀이 되지 않아야 한다”며 신 회장에게 징역 14년 벌금 1000억원, 추징금 70억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신 회장은 가족들의 불법행위로 결국 자신의 경영권을 공고히 하는 이득을 취한 경영비리 최대의 수혜자”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신 회장 변호인단은 “뇌물공여와 경영비리 모두 박 전 대통령과 아버지 신격호 명예회장이라는 절대 권력자의 행동에 신 회장이 소극적으로 휘말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뇌물 혐의 내용을 보면 신 회장이 박 전 대통령의 요구에 응했다는 것이 전부”라며 “적극적인 명시적 청탁을 한 것도 아니고 박 전 대통령이 현장에서 대가에 대해 언급하지도 안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단순한 소극적 행위가 사후에 수많은 법률가들에게 분석되고 해석돼 추측과 추정이 개입돼 범죄로 구성되리라는 것을 당시 누가 알았겠느냐”고 반문했다.

변호인단은 지난 24일 롯데 뇌물을 유죄로 판단한 박 전 대통령 항소심 판결에 대해서도 “동의할 수 없다”며 “박 전 대통령이 유죄라고 하더라도 뇌물로 생각하지 못한 신 회장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2016년 3월 박 전 대통령과의 청와대 안가 단독면담에서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재취득 관련한 부정한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지배하던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지원한 혐의를 받는다.

이와 별도로 수천억원대의 경영비리 혐의도 받고 있다. 신 회장은 아버지 신 명예회장 등과 공모해 알짜 사업인 롯데시네마 매점을 누나인 신 이사장과 서씨 측에 10년간 임대해 774억원의 손해를 끼치고 형인 신 전 부회장과 서씨 모녀에게 허위 급여 합계 491억원을 지급한 혐의도 받는다.

아울러 금융서비스 계열사인 롯데피에스넷 경영 과정에서 계열사에 고의로 수백억원의 손해를 가한 혐의도 받고 있다. 신 회장은 구체적으로 피에스넷 거래 과정에서 계열사를 끼워 넣고 피에스넷 추가 자분 인수 과정에서 고가로 매수했고, 피에스넷이 부실해지자 유상승자 과정에 계열사를 동원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신 회장은 2016년 10월 경영비리 혐의로 기소된 후 이듬해 4월 국정농단 관련해 뇌물공여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그는 지난해 12월 경영비리 1심에서 주요 혐의 중 롯데시네마 매점 임대 배임 혐의와 서씨 모녀 허위 급여 부분에 대해서만 일부 유죄가 인정돼 징역 1년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구속을 피했다. 하지만 지난 2월 뇌물공여 사건 1심 재판에서 월드타워 면세점 관련 뇌물공여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2년6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한편 신 회장과 함께 기소된 다른 총수일가에게도 중형이 구형됐다. 총수일가 별로 보면 △신격호 명예회장 징역 10년, 벌금 3000억원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징역 5년, 벌금 125억원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징역 10년, 벌금 2000억원, 추징금 32억원 △서미경 징역 7년, 벌금 1200억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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