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LG전자(066570)가 스마트폰 만년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글로벌 IT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세계 최대 온라인 장터 아마존의 ‘프라임 익스클루시브 폰’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이 프로젝트는 아마존이 특정 스마트폰의 잠금화면에 광고를 보여주는 대가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아마존은 중국 모토로라와 알카텔, 노키아를 이 프로젝트의 파트너사로 선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G6’와 ‘G6+’를 기존보다 할인된 가격에 아마존을 통해 제공한다. 중가 모델인 ‘Q6’와 ‘X차지’도 제공할 예정이다. 가장 값이 비싼 ‘G6+’의 경우 799.99달러에서 499.99달러로 300달러 이상 저렴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스마트폰을 통해 아마존의 광고를 보는 대가로 200~300달러 더 싸게 LG G6를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아마존은 2014년 독자 스마트폰 브랜드 ‘파이어 폰’을 진행하다가 실패한 바 있다. 이후 여러 단말기 제조사와 손잡고 프라임 익스클루시브 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번 LG전자와의 협력으로 중저가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스마트폰까지 라인업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애틀러스리서치 측은 “아마존의 서비스 영역이 커머스쪽에 집중됐기 때문에 확장성에 한계가 있는데, 다양한 업체들과 협력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회사 내부 체질 개선뿐만 아니라 글로벌 IT기업과 손잡고 모바일 사업의 위기를 적극 타개하려는 모양새다. LG 스마트폰 사업은 ‘장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분기 영업손실이 약 3000억원으로 10개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G6, V30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전과는 다르다’는 호평을 받고 있지만 한 번 꺾인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측은 “사업구조개선 활동은 바로 획기적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며 근본적인 체질개선 목적에는 부합하게 가고 있다”면서 “제품 품질 측면에서 상당부분 경쟁사와 동등한 수준에 왔기 때문에 브랜드 경쟁력을 올리기 위해 마케팅 투자에 중점을 두고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지난 달 구글이 직접 만든 스마트폰 ‘픽셀2 XL’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맡은 것으로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 LG전자는 과거 구글의 ‘레퍼런스 폰(새 운영체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시험하기 위해 소량으로 만드는 제품)’인 ‘넥서스5’의 제조를 맡으며 구글과의 유대관계를 이어왔다. LG의 최신작 V30를 상당 부분 닮은 픽셀2 XL는 구글의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통해 대화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갤럭시노트8, 아이폰X 등과 경쟁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G 스마트폰이 우선 많이 팔리는 게 급선무겠지만, 구글 브랜드를 달고 나오더라도 픽셀2 XL가 많이 팔리는 것 역시 LG에 이득”이라며 “또한 이번 아마존과의 제휴는 프라임 익스클루시브 폰 프로그램에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라인업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는데 LG 스마트폰이 더 널리 알려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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